[김도헌기자의 KBL 레이더] 우려가 기대로…점점 진화하는 LG

  • 스포츠동아
  • 입력 2013년 12월 31일 07시 00분


■ 창단 첫 우승 바라보는 LG

김시래·문태종·김종규 합류로 전력 보강
개막 전엔 “전반기 끝나봐야 안다” 조심
12월 7승2패…조직력 다져지며 상승세
김진 감독 “한 게임 한게임 집중 하겠다”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개막을 앞두고 여기저기서 “LG의 전력이 좋다”는 평가가 나왔을 때, LG 구단 관계자는 “전반기가 끝나 봐야 안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트레이드를 통해 가드 김시래를 데려오고 프리에이전트(FA) 문태종을 영입한 데 이어 신인드래프트에선 슈퍼 루키 김종규를 품에 안는 행운까지 따랐지만, LG는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 우승팀 모비스와 정규리그 1위 SK처럼 조직력을 갖춘 ‘완전체’의 강팀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전반기가 끝나 봐야 안다”고 말한 것도 그래서였다.

올스타 브레이크도 끝나고 4라운드에 접어든 30일 현재, LG는 모비스-SK와 함께 20승8패(승률 0.714)로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당당히 3강 구도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LG 김진 감독은 30일 “이번 시즌을 앞두고, 사실 ‘기대 반 우려 반’의 심정이었다”고 고백했다. 포지션별 전문성을 갖춘 화려한 멤버를 구축했지만, 마라톤과도 같은 정규시즌을 버텨낼 수 있는 조직력을 갖추진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신인 김종규는 개막 이후 합류한 탓에 기존 멤버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도 없이 실전에 투입됐다.

김 감독의 ‘우려’는 1라운드 5승4패의 성적으로 나타났다. 내줘선 안 될 경기를 헌납한 적도 있었다. 기복이 심한 플레이를 보이며 고전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김 감독의 우려는 ‘기대’로 바뀌어가고 있다. 12월 한 달, LG는 7승2패를 거두는 등 시즌이 거듭될수록 완성도 높은 팀으로 진화해가고 있다.

1997년 3월 남자프로농구 9번째 팀으로 창단된 LG는 지난 시즌까지 16시즌 중 11차례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그러나 이제까지 정규리그나 챔피언 결정전 우승은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다. 정규리그에선 2위(1997∼1998시즌·2006∼2007시즌)가 최고 성적이었고, 챔피언 결정전에 오른 것은 2000∼2001시즌뿐이었다.

김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성장해가는 과정에서 베테랑들이 힘을 보태는 등 점차 좋아지고 있다”면서도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아있다. 모비스나 SK와의 경쟁은 나중에 생각해도 늦지 않다. 지금은 한 게임 한 게임에 집중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프로팀에게 최종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LG는 그동안 단 한 차례도 그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LG가 숙원인 창단 첫 우승을 일굴 수 있을까. 새해 지켜봐야 할 태풍의 눈이 바로 LG다. LG는 1월 1일 동부를 상대로 새해 첫 경기를 치른다.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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