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건 전문기자의 V리그 레이더] 대한항공에 발목 잡힌 삼성화재, 독주체제 이상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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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2월 31일 07시 00분


10주년을 맞아 실시중인 프로배구 V리그 베스트7 팬 투표에서 여오현(사진 왼쪽·현대캐피탈)과 김연경(페네르바체)이 중간집계에서 각각 남녀부 최다 득표를 차지했다. 스포츠동아DB
10주년을 맞아 실시중인 프로배구 V리그 베스트7 팬 투표에서 여오현(사진 왼쪽·현대캐피탈)과 김연경(페네르바체)이 중간집계에서 각각 남녀부 최다 득표를 차지했다. 스포츠동아DB
서브리시비 약점…박철우 부상공백 여전
12연승 제물 대한항공에 0
-3 완패 쇼크
5연승 현대캐피탈, 1월 5일 대반전 별러

4라운드 경기를 하는 프로골프에서 3라운드를 무빙데이(moving day)라고 한다. 본격적인 순위경쟁이 펼쳐지는 날이기 때문이다. 삼성화재가 독주 해오던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에서 3라운드 중반, 순위변동의 조짐이 보인다. 여자부에서는 힘든 2라운드를 보냈던 KGC인삼공사가 다시 살아났다. 28일 IBK기업은행을 3-1로 완파할 정도로 기세가 좋다. 조이스가 역대 한 경기 최다인 27개의 백어택을 성공시켰다. 회복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현대건설은 갈 길이 먼데 자꾸 신발 끈이 풀어지는 모양새다.

● 수상한 삼성화재, 2013년의 마지막 날 웃을까

선두 삼성화재가 5연승 뒤 크리스마스 때 대한항공에 0-3 패배를 당했다. 상대전적 12연승을 기록해오던 팀에 패한 것도 그랬지만 그 전 경기(러시앤캐시 3-2 승)부터 이상 조짐이 보였다. “총체적 난국”이라고 신치용 감독은 진단했다. 서브리시브의 약점과 박철우의 부상공백을 메워주지 못하는 센터와 오른쪽 블로킹이 두드러진다. 지난 시즌에도 삼성화재는 3라운드에서 고전했다. 12월22일 드림식스에 0-3 패배를 당한 뒤 성탄절에 대한항공에 3-1로 이겼으나 29일 LIG손해보험에 0-3으로 졌다. 최대 위기였지만 선참 고희진과 여오현이 삭발을 하고 1월1일 현대캐피탈전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그 이후 정상궤도를 탔다. 올 해 12월31일 삼성화재의 상대는 공교롭게도 LIG다. 삼성화재는 이상하리만큼 LIG전에 약한 징크스가 있다. 1라운드 때도 1-3으로 졌다. 2013년의 마지막 날 누가 웃으며 새해를 맞이할 수 있을까.

● 현대캐피탈 대반격을 노린다

초반 기대했던 만큼의 성적을 올리지 못했던 현대캐피탈은 2라운드 막판부터 5연승을 했다. 문성민이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전인 어려운 순간에 거둔 연승이다. 12월15일 LIG에 먼저 2세트를 내주고 3-2 역전승을 거두며 기사회생한 현대캐피탈은 이후 우리카드, 러시앤캐시 등에 역전승을 가뒀다. 아직 공수의 균형이 맞지 않으면서도 버티는 힘은 역시 땀이다. 시즌 내내 경기 전날 야간훈련을 거르지 않는다고 했다. 12월18일 러시앤캐시전에서 부상 당한 임동규의 투혼도 팀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입안이 찢어지고 윗니가 모두 흔들려 마우스피스를 착용하고서도 출전하겠다고 해 동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내년 1월5일 삼성화재와 대전에서 벌이는 경기가 3라운드의 하이라이트다.

● LIG 선수들의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 한 성탄

프로배구 선수들은 연말연시라고 해도 특별한 감흥은 없다. 시즌 도중이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외출이나 외박은 꿈도 꾸지 못한다. 이번 성탄절에도 많은 팀이 숙소에서 서로 선물을 주고받으며 시간을 보냈다. 대부분 우리끼리의 성탄절이었지만 유일하게 다른 이들과 성탄을 함께 한 팀도 있었다. LIG손해보험이었다. LIG선수들은 24일 구미에서 한전과 풀세트 접전을 펼치고 수원 숙소로 돌아온 뒤 25일 경기도 광주의 ‘한사랑 장애영아원’을 방문했다. LIG 선수들은 추석 때도 이곳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몇몇 선수들은 일정금액을 매달 후원한다. LIG선수들은 선생님들로부터 아이들이 갖고 싶어 하는 장난감과 필요한 물품 리스트를 미리 받아 준비한 뒤 산타로 분장하고 어린이들에게 일일이 선물을 나눠줬다.

10년을 맞는 V리그는 양적으로 많은 성장을 했지만 가장 뒤떨어진 것은 이런 사회공헌활동이다. 팀의 첫 번째 승리수당을 불우이웃 돕기에 기부한 러시앤캐시나 IBK기업은행의 밥차행사 등 회사 차원에서 하는 행사에 선수들이 참여하기는 하지만 배구팀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소외된 곳을 돌아보고 베푸는 행사는 적었다. 사회공헌활동이 생활화된 일본 J리그의 어느 팀은 1년에 600차례의 사회공헌활동을 한다. 우리는 훈련과 경기를 핑계대지만 훈련보다 더 필요하고 선수가 스스로 달라지게 만드는 인생교육이 바로 사회공헌활동이다. KOVO도 사회공헌활동이 더욱 활발해지도록 독려하고 잘하는 팀에는 혜택도 주는 그런 방안을 검토해야한다.

● V리그 10년 올스타는 여오현 김연경

KOVO가 12월16일부터 실시중인 V리그 10주년 베스트7 팬 투표 중간집계에서 여오현, 김연경이 남녀부 최다 득표를 했다. 여오현은 2013∼2014 올스타 팬 투표에서도 남자부 1위다. 2관왕 가능성이 커졌다. 김연경은 남녀부 포함 최다득표를 기록하고 있다. 남자부 센터 신영석, 레프트 공격형 문성민, 수비형 신진식, 라이트 김세진, 세터 최태웅이 선두다. 여자부는 센터 양효진, 레프트 공격형 김연경, 수비형 최광희, 라이트 황연주, 세터 김사니, 리베로 남지연이 선두다. KOVO 홈페이지 및 모바일 웹을 통해 진행되는 V리그 10주년 베스트7 선발은 내년 1월2일까지 계속 진행된다. 1월13일 최종 명단이 발표된다.


marco@donga.com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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