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자예능인 완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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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2월 31일 07시 00분


개그우먼 박미선. 동아닷컴DB
개그우먼 박미선. 동아닷컴DB
박미선만 쇼·오락 부문 최우수상 수상
입담꾼 김신영, 라디오부문 수상 그쳐


“26년째 방송을 하고 있지만 요즘 여자들이 설 자리가 없어 억울했다.”

21일 KBS 연예대상과 29일 MBC 연예대상에서 쇼·오락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개그우먼 박미선의 소감이다. 올해 유난히 예능프로그램에서 여성의 활약이 부족했음을 실감케 한다.

박미선은 “요즘 예능프로그램은 주로 남자들의 무대다. 내년에는 여성들이 힘을 합쳐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여성 중심의 예능프로그램들이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김신영, 신봉선, 김나영, 정주리, 안영미 등 감각과 진행 실력을 갖춘 여자 연예인들의 활동 무대도 좁아졌다. 개그우먼 김신영이 예능프로그램이 아닌 MBC 라디오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점도 달라진 이들의 활동 무대를 실감케 했다.

이는 최근 몇 년 사이 가수, 연기자 등이 예능프로그램에서 활발하게 활약 중인 상황에서 우선 기인한다고 방송 관계자들을 말한다. 실제로 KBS의 경우 올해 연예대상 쇼·오락 부분에서 씨스타 보라와 박은영 아나운서가 신인상과 우수상을 받았다. MBC는 쇼·버라이어티 부분 신인상을 연기자 김소현과 정유미에게, 우수상을 소이현과 이소연에게 건넸다. 대부분 연예정보 프로그램이나 음악프로그램 MC로 활약한 성과다.

또 남성 연예인 위주의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대세로 떠오른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한 지상파 방송사 예능국 PD는 “남자들과 달리 여자들이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망가지고 솔직한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 시청자는 ‘가식적’이라는 편견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며 “새해에는 너도 나도 대세의 흐름만 좇을 것이 아니라 여자들의 섬세함이나 입담을 살리는 새로운 장르의 기획 등 이들을 더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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