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 재료값은 4.9% 내릴 때 제품값은 19% 올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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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해태-오리온 ‘빅3’ 업체… 9~33%까지 제품가격 올려
“판매관리비 올라 인상 불가피” 인기제품에 가격인상 집중

연말에 빵, 과자, 음료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30일 제과 및 음료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 해태제과, 오리온 등 ‘빅3’ 제과업체와 음료시장 1위 업체인 코카콜라음료가 일제히 가격 인상 계획을 밝혔다.

설탕 밀가루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데다 일부 업체들은 주요 품목 위주로 가격을 올리고 잘 팔리지 않는 품목은 가격을 덜 올리면서 인상 품목 수가 적다는 식으로 ‘꼼수 인상’을 해 소비자들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오리온은 내년부터 6개 제품 출고가를 평균 11.9% 올리겠다고 밝혔다. 특히 초코파이는 12개짜리 한 박스에 4000원 하던 것을 4800원으로 한 번에 20%나 올렸다.

롯데제과 빼빼로는 1000원에서 1200원으로 20% 오른다. 롯데제과는 올해 10월 가나초콜릿 등 9개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9.2% 인상했다. 해태제과도 내년부터 7개 제품 출고가를 평균 8.7% 인상할 예정이다.

파리바게뜨도 다음 달 15일부터 ‘카스텔라’의 소비자 가격을 1200원에서 1300원으로 8.3% 올리는 등 193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7.3% 올릴 예정이다. 코카콜라음료도 내년부터 6개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5% 올릴 계획이다.

제품 주원료인 밀과 설탕의 국제가격은 크게 떨어지고 있다.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밀과 설탕 가격은 이달 24일을 기준으로 올해 1월 1일보다 각각 23.62%, 14.37%나 떨어졌다.

일부 업체들은 인건비 등 판매관리비를 인상 요인으로 꼽지만 그것을 감안해도 이번 가격 인상 폭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 초반에 머물 정도로 ‘저물가 시대’가 됐지만 유독 식료품 가격이 10% 안팎으로 오르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소비자단체협의회 김연화 회장은 “원재료 가격이 급등한 게 아닌데도 식품업체들이 판매관리비 인상을 빌미로 제품 가격을 대폭 올려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며 “식품업체들은 소비자들이 납득할 만한 가격 인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업체들은 가격 인상안을 내놓으면서 소비자들의 판단을 흐리는 ‘눈 가리고 아웅’식 발표를 해 빈축을 사고 있다. 코카콜라음료는 “전체 280여 개 품목 중 30여 개 품목만 가격을 올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상 대상 품목이 코카콜라와 스프라이트 등 주요 품목이어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가격 인상 수준과 인상 품목 수는 사실상 무관하다. 오리온도 6개 품목만 가격을 인상하고 나머지 50여 개 품목의 가격을 동결한다고 설명했지만 가격 인상 품목은 초코파이와 고소미, 후레쉬베리 등 전체 판매에서 매출 비중이 큰 제품들이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롯데#해태#오리온#가격인상#판매관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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