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임재철 “날 택한 LG 후회 없도록”

  • Array
  • 입력 2013년 12월 30일 07시 00분


두산의 가을야구는 국내 최고 외야 수비를 자랑하는 임재철이 있어 든든했다. LG는 2차드래프트에서 유망주가 아닌 서른일곱 살 베테랑 임재철을 택했다. 포스트시즌에서 더 많은 승리를 거두기 위한 신중한 선택이었다. 사진제공|LG트윈스
두산의 가을야구는 국내 최고 외야 수비를 자랑하는 임재철이 있어 든든했다. LG는 2차드래프트에서 유망주가 아닌 서른일곱 살 베테랑 임재철을 택했다. 포스트시즌에서 더 많은 승리를 거두기 위한 신중한 선택이었다. 사진제공|LG트윈스
■ 2차 드래프트서 LG 유니폼 입은 임재철

‘37세 베테랑’ 두산 떠나 새로운 도전
야구팬들 “잘 뽑았다” 응원에 힘 얻어
본 경기 앞서 ‘나만의 9이닝’ 훈련 열정
어린 선수에 뒤지지 않는 체력도 자신


“구단이 우승을 위해 날 선택했으니 후회하지 않도록 해야죠.”

LG 임재철(37)은 적지 않은 나이에 새로운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에서 LG로 옮겼다. 낯익은 잠실구장의 오른쪽 라커룸 대신 왼쪽 라커룸으로 출근하는 임재철은 “아직도 라커룸을 왔다 갔다 한다. 하지만 난 이제 LG니까 팀을 위해 열심히 뛰어야 한다”며 “팀이 (2차 드래프트에서) 우승을 위해 어린선수 대신 나를 지명했으니 내가 잘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 휴대폰 속 사진 한 장

임재철은 자신의 휴대폰에 저장된 사진 한 장을 꺼내 들었다. 2차 드래프트 직후 한 포털 사이트에서 진행한 투표였다. ‘어떤 팀이 2차 드래프트 1라운드를 가장 잘 뽑았나’였다. 이 투표에서 임재철은 66.6%의 압도적인 지지로 1위를 차지했다. 이를 볼 때마다 기분도 좋지만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40인 보호선수에서 제외됐다는 걸 알고 2차 드래프트에서 지명 받으면 LG로 가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며 “서울 팀은 이래저래 메리트가 많다. 2차 드래프트가 시작되고 30분 후 LG가 지명했다는 걸 알았다”고 얘기했다. 이어 “LG로 와보니 밖에서 보는 것과 달리 체계가 잘 잡혔고, 선수단 분위기도 좋다는 걸 알게 됐다. 팀이 내년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내가 잘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 기량은 기본, 러닝은 필수!

임재철은 40세까지 프로선수로 활약하는 꿈을 꿔왔다. 이를 위해 단 하루로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LG로 이적이 결정된 이후에도 그는 꾸준하게 잠실구장에 나왔다.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해 움직였다.

임재철은 “소속 팀에서 기회를 잡지 못한 몇몇 어린 선수들은 ‘이적하면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어디든 경쟁은 있다. 어느 팀에서든 준비를 잘 해야 경쟁에서 살아남는다”라고 운동 철학을 공개했다. 베테랑인 임재철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러닝이다. 그는 “예전에 은퇴한 한 선배가 ‘다른 것은 다 할 수 있는데 뛰는 게 안 돼 야구를 더 할 수 없더라’고 말하더라. 맞는 얘기다. (정)수빈이랑 뛰어도 아직은 경쟁이 된다. 지금도 뛸 수 있는 몸을 만드는 데 많은 공을 들인다”라고 말했다.

● 지금의 임재철을 만든 ‘나만의 9이닝’

주전보다는 백업으로 보낸 시간이 많은 임재철은 1군에서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제몫을 다하는 특급조커였다. 들쭉날쭉한 출전기회 속에서도 자신만의 노하우로 경쟁력을 잃지 않았다. 임재철은 “2009년 주전으로 활약하다 2010년 백업멤버가 됐다. 그런데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기회가 왔다. 개인적으로 잘 준비해 좋은 결과를 얻었는데 그 때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밝혔다.

매일 개인훈련으로 자신만의 9이닝을 소화한 게 큰 도움이 됐다. 임재철은 “1군 백업멤버가 되면 홈경기 당일 일찍 경기장에 나가 나만의 9이닝을 소화하고, 본 경기를 준비했다. 원정에서는 숙소에서 필요한 훈련을 다 하고 경기장으로 갔다. 경기에 출전하든 출전하지 못하든 경기력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고 비결을 공개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트위터@gtyong1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