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유지…모두 놓칠 수 없는 FC서울의 고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3년 12월 30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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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빌딩으로 변화 주되 상위권 유지 숙제
제2의 데얀·하대성 찾기…이적시장 주목


변화와 유지. FC서울은 서로 상충되는 두 단어를 모두 만족시킬 묘안을 찾느라 고심 중이다.

● 리그 주도해 온 서울

최근 3∼4년 동안 K리그 흐름을 주도한 두 클럽을 꼽으라면 FC서울과 전북 현대다. 두 팀은 2009년부터 작년까지 두 번씩 리그 우승(서울이 2010, 2012 / 전북이 2009, 2011)을 나눠 가졌다. 그러나 전북 최강희 감독은 두 팀의 차이에 대해 이렇게 냉정한 평가를 내린 적이 있다. “서울은 몇 년 동안 주전멤버 이탈이 없었다. 꾸준했다. 그런 게 좋은 팀이다. 이에 비해 전북은 한 시즌이 끝나면 늘 절반 이상 멤버가 바뀌어 애를 먹었다.”

최강희 감독 말처럼 서울의 베스트11은 꾸준했다. 데몰리션(데얀+몰리나)과 아디가 건재했고, 중원은 하대성, 고명진이 지켰다. 김용대도 수년째 주전 수문장이었다. 여기에 레전드 출신 최용수 감독의 지도력이 어우러지며 ‘서울 축구는 재미있고 성적도 좋다’는 인식을 팬들에게 심어줬다. 서울은 확실한 컬러를 가진 팀으로 정상권에서 군림했다.

● 변화와 유지 모두 만족시켜라

올 시즌 후 서울은 선택의 기로에 섰다. 최용수 감독은 2013시즌 중반부터 생각이 많았다. 이 멤버를 2014년에도 품고 가야할지 아니면 큰 폭으로 변화를 줘야할지 장고를 거듭했다. 현상유지를 하면 그만큼 위험부담은 적다. 그러나 에스쿠데로(25)를 제외한 외국인 3인방인 데얀(32), 몰리나(33), 아디(38)의 나이가 적지 않다. 주전 멤버들의 노쇠화가 상당히 진행된 상황에서 평생 이렇게 갈 수는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변화의 첫 신호탄은 데얀이었다. 중국 장쑤 세인티 이적이 확정됐다. 2008년부터 서울 유니폼을 입고 K리그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 2011년부터 3년 연속 득점왕에 오르며 통산 141골 36도움을 기록한 공격수를 과감히 보내기로 한 것이다. 몰리나도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 아디도 불투명하고 하대성은 중국 등 아시아 클럽의 관심을 받고 있다. 서울은 이적료 등 조건이 맞으면 모두 내보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관건은 새로운 피를 수혈할 수 있느냐다. 이 선수들의 기량이나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봤을 때 안성맞춤 대체자원을 구하기 쉽지 않다. 서울은 젊고 유망한 선수 중 향후 1∼2년 내에 ‘제2의 데얀’, ‘제2의 하대성’으로 성장할 만한 보석을 찾고 있다.

최용수 감독은 확고한 철학이 하나 있다. 매해 우승하지는 못해도 매해 상위권에서 서울다운 축구를 꾸준히 보여줘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고 있다. 내년이 리빌딩의 첫해라고 해서 시즌을 모의고사 치르듯 소화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변화는 주되 서울의 색깔은 유지해야 한다.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 올 겨울이적시장에서 서울의 행보에 유독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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