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 “러시아 이적? 아직 때가 아니다”

  • Array
  • 입력 2013년 12월 30일 07시 00분


울산 김신욱. 스포츠동아DB
울산 김신욱. 스포츠동아DB
■ 모스크바발 러브콜에 울산 잔류 천명

러 언론 “몸값 72억에 영입 추진” 보도
김신욱 “몇몇 팀들 관심…급할 것 없다”
월드컵·병역 해결 이후 해외 진출 고려


“아직은 ‘때’가 아니잖아요.”

김신욱(25·울산 현대·사진)의 의사는 분명했다. 소속 팀 잔류였다. 당장의 해외 진출은 자신에게 득이 아닌 독이 된다는 생각이다.

29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홍명보장학재단 자선경기를 앞두고 경기도 분당의 자택에서 달콤한 휴식을 취하고 있던 김신욱은 때 아닌 이적 루머에 휘말렸다. 러시아 뉴스채널 ‘라시야 24’ 등 러시아 언론들은 28일(한국시간) ‘거인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한국축구의 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에게 스파르타크 모스크바가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 500만 유로(약 72억 원)가 책정된 이적료에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파르타크 모스크바는 일본축구 특급스타 혼다가 몸담았던 CSKA모스크바와 함께 러시아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클럽. 언론들은 이적이 추진된 배경까지 곁들여 신빙성을 더했다. 11월19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열린 한국과 러시아의 평가전에서 김신욱이 골 맛을 보는 등 맹활약해 현장을 찾은 스파르타크 모스크바 스카우트의 눈길을 사로잡았다는 것이다.

김신욱은 스파르타크 모스크바의 관심 자체를 부인하지 않았다. 다만 시기를 언급하면서 내년에도 울산에 남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그는 러시아 언론의 보도 직후 가진 스포츠동아와 전화통화에서 “러시아의 몇몇 팀들이 관심을 가졌다는 건 이미 접해왔다. 부족한 내게 이런저런 관심을 가져주는 건 굉장히 고마운 일”이라면서도 “아직 떠날 때가 아니다. 내년에는 브라질월드컵도 열린다”며 러시아행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전했다.

울산에 대한 남다른 애정도 국내 잔류 의지에 한 몫 했다. 김신욱은 올 여름 유럽 팀들의 숱한 러브 콜들을 마다한 채 울산과 3년 재계약을 했다. 자신이 ‘축구의 아버지’라 부르던 전임 사령탑 김호곤 감독과의 남다른 신뢰와 믿음이 깔린 계약연장 결정이었지만 내년 시즌 울산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 재도전에도 기여하고픈 생각도 있다.

“솔직히 (유럽 진출이) 당장 급할 것도 없다. 여러 도전을 앞둔 지금으로서는 보다 멀리 내다봐야 한다. 유럽이란 큰 무대에서 뛰고 싶은 열망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당장 이적하면 아시아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울산과의 도리에도 맞지 않는 일이다.”

김신욱은 브라질월드컵에서 당당히 기량을 인정받은 뒤 내년 연말 인천 아시안게임을 통해 병역을 해결하고 빅 리그, 빅 클럽에 도전장을 내밀겠다고 스스로와 약속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