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본 2013 한국영화] 한국인 감독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자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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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2월 30일 07시 00분


영화 ‘설국열차’의 한 장면. 사진제공|모호필름
영화 ‘설국열차’의 한 장면. 사진제공|모호필름
■ 올해 한국영화 최대 이슈와 아쉬움은?

봉준호·송강호 ‘설국열차’ 개봉 화제
한국영화 잇단 흥행…1억관객 시대
작위적 설정·뻔한 상업영화 옥에 티


차별에 짓눌린 힘겨운 현실을 드러내며 온통 얼음으로 뒤덮인 세상을 순환하는 열차. 그 머리칸과 꼬리칸에 탄 자들의 처절한 계급 그리고 생존투쟁을 그린 ‘설국열차’. 한국영화 최대 규모 제작비(430억원), ‘괴물’과 ‘살인의 추억’의 콤비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의 힘, 크리스 에반스와 틸다 스윈튼, 에드 해리스와 존 허트 등 실력파 해외스타들의 참여 등으로 영화는 올해 최대의 화제를 모았다.

대학생들의 시선에도 마찬가지. 21명의 대학생은 봉준호의 신작이라는 점과 900만명이 넘는 관객 동원,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마케팅 등을 이유로 ‘올해 한국영화 최대 이슈’로 ‘설국열차의 개봉’을 꼽았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도 일부 있었다.

또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배우와 감독들의 할리우드 등 해외 진출이 눈에 띄었다. 13명의 대학생이 박찬욱(스토커)·김지운(라스트 스탠드) 등 감독과 이병헌(지.아이.조2 및 레드2)·최민식(루시)·안성기(더 라스트 나이츠) 등 배우들의 해외 진출을 두 번째 이슈로 꼽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1억명을 돌파하며 역대 최다 관객을 동원한 한국영화의 잇단 흥행 역시 점수를 얻었다. 특히 1000만 관객을 넘어선 ‘7번방의 선물’의 ‘예상 밖 흥행’도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과에 대해 대학생들(16명)은 ‘작위적 설정’으로 ‘억지스러운 감동’을 강요하거나 ‘작품성이 떨어지는 작품이 대거 유통’됐다면서 ‘뻔한 상업영화가 증가’했다는 지적을 내놨다. 여기에 ‘완성도 부족’(7명), ‘특색과 개성 없는 연출’(4명) ‘좋은 영화가 적었다’(3명) 등 답변까지 포함하면 올해 한국영화의 작품 수준에 많은 대학생들이 아쉬움을 표했다. 관객은 풍성한 흥행의 잔칫상에 더욱 질 높은 요리가 오르기를 바라고 있으며 그 안목 역시 높아진 셈이다.

2009년 이후 스포츠동아가 매년 실시해 온 관련 설문조사에서 늘 상위권에 꼽힌 ‘장르 및 다양성의 부족’(15명)에 대한 아쉬움은 올해에도 여전했다. ‘거대 배급사의 상영관 장악’(5명) 문제도 그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으며 ‘열악한 제작 환경’과 ‘새로운 콘텐츠의 부족’ ‘웹툰 원작 영화의 범람’ 등도 지적됐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트위터 @tadada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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