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JDC의 변신… 복마전 오명 씻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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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취임한 김한욱 이사장, 비상경영 선포하며 혁신에 박차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 4위 등 지속가능한 공기업 희망의 싹

경영부실과 인사비리의 ‘복마전’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변신하고 있다. 24일 오후 제주시 아라동 첨단과학기술단지 JDC본사. 김한욱 JDC 이사장 집무실 책상 서랍에는 부서장급 이상 간부들이 7월 1일 스스로 제출한 사표가 들어있다. 이사장이 바뀔 때마다 사표를 받고 곧장 되돌려 주는 것이 관행적으로 이뤄졌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5개월이 넘도록 사표를 반려하지 않았다. 간부들로서는 애간장이 탈 수밖에 없다.

김 이사장은 “곪을 대로 곪은 상처를 터뜨려 치유하지 않고는 국제자유도시를 선도한다는 말을 꺼낼 수 없다. 업무가 제대로 돌아가고 기강이 잡힐 때까지 고삐를 쥐겠다”고 말했다. 방만한 경영으로 부채가 쌓이고 인사비리 등으로 홍역을 치른 JDC가 변신에 성공할지 주목을 받고 있다.

○ 경영 정상화와 신뢰 회복을 향해


JDC는 2002년 제주를 국제자유도시로 조성하는 핵심 역할 수행을 위해 출범했다. 영어교육도시, 첨단과학기술단지, 예래휴양형주거단지, 신화역사공원, 헬스케어타운 등 제주의 모습을 바꿀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영어교육도시에 명문 외국학교가 문을 열고, 프로젝트마다 투자 자본을 유치하는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온갖 비리가 싹텄다. 연매출 3000억 원대 규모의 내국인면세점에서 편하게 수익을 올리다 보니 ‘곶감 빼먹듯’ 지역사회 등에 쉽게 썼다. 인사 규칙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아 공기업이라는 말이 무색했고 개인적 외유를 공금으로 충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6월 10일 취임한 김 이사장은 업무 내용, 근무 상태 등을 보고 기가 찼다. 1967년 공직에 입문해 2007년 제주도 행정부지사를 마지막으로 40년 동안 공조직에 있었던 그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수두룩했다. 김 이사장은 7월 1일 ‘비상경영’을 선포하며 혁신에 나섰다. 3개 부서를 축소해 조직을 슬림화했고 올해 지출예산 가운데 219억 원을 줄였다. 외부자금 조달을 중단하고 채권, 차입금을 상환해 2017년 ‘차입금 제로’로 만들 계획이다.

○ 지속가능한 공기업으로


비상경영의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2013년 공공기관 청렴도평가에서 국가공기업 30개 가운데 4위를 차지했다. 내부청렴도 평가에서는 지난해 최하위인 5등급에서 3등급으로 껑충 뛰었다. 김 이사장은 19일 월간중앙이 주최하는 ‘제3회 2014 대한민국 CEO 리더십 대상’에서 창조혁신 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변신을 꾀하고 있지만 JDC에 대한 비판적 시각은 여전하다. 프로젝트 사업을 위해 외국자본 유치에 열을 올리다 보니 ‘부동산개발회사’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져 있다. 제주대 최용복 교수(관광개발)는 “도덕적 해이는 물론이고 관료화되면서 조직이 경직됐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 개발사업에 대한 노하우, 확실한 수입원인 면세점, 능력 위주 인재등용 등을 활용해 지속가능한 공기업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이사장은 “긴축, 변화, 창조라는 경영방침을 세웠다. 기존 프로젝트의 활성화와 관리를 비롯해 제2첨단단지, 해양레저단지, 복합관광단지 등 새로운 사업을 신속히 추진해 JDC를 제대로 꾸미겠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김한욱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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