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서울대 차기 이사장, 박용현? 정운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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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 쥐고 구조개혁등 막강… 당초 朴 前회장이 가장 유력
鄭 前총리 등장에 양강구도로

서울대 총장 선출 방식을 둘러싼 이사회와 평의원회의 갈등이 일단락된 가운데 누가 차기 이사장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대 안에서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현 서울대 명예교수)와 박용현 전 두산그룹 회장(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의 양강 구도라는 전망이 나온다.

2011년 법인화가 된 뒤 현 오연천 총장은 예외적으로 초대 이사장을 겸직하고 있다. 2014년 7월 20일 오 총장의 임기가 끝나면 총장과 이사장직이 분리된다. 총장이 교수 임명 등 인사권을 가진다면 이사장은 예산 배분 등 ‘돈줄’을 쥔다. 대학 구조개혁도 이사장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다. 한 예로 중앙대는 박용성 이사장(두산중공업 회장) 체제 출범 뒤 교수평가 점수가 낮은 교수에게는 연구실을 몰수하는 등 구조개혁에 나섰다. 서울대 본부 관계자는 “오히려 총장보다 이사장의 권한이 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정관에 따르면 이사장은 재적이사 3분의 2 이상 출석과 출석이사 과반수의 찬성으로 정해진다. 현재 서울대 이사진은 15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내년 7월경 새 이사장이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12월 2일 이사회가 열리기 전까지는 박 전 회장이 가장 유력한 이사장 후보로 점쳐졌다. 박 전 회장은 1968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의대 교수를 지냈다. 최근 이사 연임에 성공하면서 이사회 내 영향력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변수는 정 전 총리의 서울대 입성이다. 정 전 총리는 이사회를 견제하려는 평의원회(교수 측)의 전폭적인 지지로 12월 2일 이사회에서 새 이사로 선임됐다.

경제학과 A 교수는 “이전까지는 박 전 회장이 차기 이사장이 될 게 거의 확실했지만 정 전 총리가 등장하면서 알 수 없는 싸움이 됐다”고 밝혔다. 인문대 B 교수는 “박 전 회장의 동생 박용성 회장이 중앙대 이사장을 맡은 뒤 학교에 갈등이 많았던 걸로 알고 있다”며 “서울대도 비슷하게 될까 우려가 컸는데 정 전 총리가 오면서 견제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대 이사 C 씨는 “정치를 하던 분(정 전 총리)이 서울대 이사장직을 맡는 게 과연 옳은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서울대 이사장#정운찬#박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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