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자동차 주조부품 순항하는 비결? “사람이 경쟁력”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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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적 목표관리로 수익 높이고 기업체질 강화해 경쟁기업 압도
해원산업㈜

작년 창립 25주년 기념 지리산 단체 등반 때 직원들과 함께한 남원식 대표(앞줄 왼쪽에서 네 번째).
낙동강과 금호강이 합류하는 경북 고령군 다산면 주물단지에는 자동차부품 업체인 해원산업㈜(대표 남원식·www.haewonind.com)이 아담하게 들어앉아 있다. 자동차부품용 주물 분야에서 독보적인 아성을 구축한 강소기업인 이 회사 작업장에 들어서면 눈에 바로 들어오는 게 있다. ‘2014년 목표관리’라고 쓰인 공고문이다.

‘지난 연말 설정했던 2013년 목표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2014년 새로운 목표’ ‘나는 진정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갖고 싶은 것, 이루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 ‘새해 나에 대한, 가정에 대한, 회사에 대한 목표’를 세워 달라는 게 공고문의 요지다.

회사 게시판에 나붙은 A4용지 한 장의 ‘목표 부여’는 강제성이 없지만,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 독서와 운동, 저축 등 개인사부터 생산성 향상, 전사적 핵심 역량 키우기까지 설정 목표에 제한이 없는 게 특징이다. 해마다 연말 평가를 통해 우수사원에게는 포상금을 주고 제출만 해도 참가비를 지급한다. 회장도 예외가 아니다.

해원산업㈜은 지난 5년간 대표와 직원들이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실천해 온 결과 기업 체질이 놀랄 만큼 강화됐다. 성장성과 수익성 측면에서 경쟁 기업을 압도하고 있다.

1987년 달성공단에서 조촐하게 시작한 해원산업㈜이 26년의 업력을 관통하며 자동차 주물 및 부자재 부문 강자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대표의 솔선수범 정신과 열린 경영의 결과다.

해원산업㈜의 주력분야는 일반 사형 주물에서 진일보한 정밀주조형 ‘셸 몰드(Shell mold)’라는 주물공정을 거친 자동차부품 및 부자재다. 가열한 금형에서 합성수지를 혼합한 모래로 주형을 만드는 것을 셸 몰드라고 한다. 자동차의 파킹 브레이크, 에어컨 압축기, 클러치 부품을 비롯해 중장비, 가전제품, 철근을 연결해 주는 카플러 등 각종 주물품을 생산한다.

주요 고객사는 만도와 한국델파이, 두원중공업, 평화기공, LG전자 등이며 해외에서는 도요타 등 일본 완성차 3사에 납품하고 있다. 현재는 생산 품목의 90%가 자동차 부품이지만, 앞으로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고객 다변화 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다.

재무구조도 매우 튼튼하다. 2007년 140억 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목표관리’ 이후 해마다 수직상승해 올해까지 3배 정도로 불어났다. 부채비율도 적은 편이다.

혁신적인 기술 진화 노력도 대단하다. 해원산업㈜은 지난해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하고 선진기술을 연구해 빠르고 완벽하게 흡수하는 한편, 독창적인 기술개발에도 나섰다. 이를 통해 100년이 넘게 롱런하는 히든기업, 스타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각오다.

▼ “뿌리산업 인력난·에너지부담 가장 심각” ▼
인터뷰 / 남원식 대표이사


“솔선수범을 보이는 것보다 더 좋은 경영덕목은 없다고 생각해요. 대표가 해마다 목표를 설정하고 성실하게 이를 달성하려는 모습을 보이면 직원들은 저절로 자기 분야에 성실하지 않을 수 없으니까요.”

해원산업㈜ 남원식 대표는 직원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가장 중시한다. ‘목표관리’로 동기를 부여하고 수시로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하는 것도 직원들에게 한발 더 다가서기 위함이다.

해마다 연초에는 직원들과 허물없이 등산을 다닌다. ‘사람이 곧 기업의 중심’이라는 경영철학 때문이다. 목표관리는 그가 고안해 낸 ‘스타(STAR)경영’에 함축돼 있는 권고 실천사항이다. 청소와 청결, 정리, 정돈 등을 뜻하는 ‘5S’와 목표(Target)관리, 적극적(Actively), 신속함(Rapidly)을 주문하는 경영지표다. 남 대표는 “지속가능한 기업의 해답은 사람이 경쟁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회사를 물려줄 후계자도 직원들 사이에서 뽑을 것이라고 했다.

80여 명이 근무하는 이 회사에는 15년 이상 장기 근속자가 유독 많다. 1974년 서울대 공대 금속과를 졸업한 남 대표는 해군 기술장교 출신이다. 전역 후 부산과 경인지역의 중소 주물공장과 수출입 회사에서 경험을 쌓았다. 그 후 대구로 내려와 달성공단에 공장을 지었고, 2000년 지금의 경북 고령군 주물단지로 확장 이전했다. 2004년 생산기반기술대회 산자부장관상을 수상했으며, 2006년부터 작년까지 대구·경북 주물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을 지냈다. 그리고 현재 고령군 상공협의회 회장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남 대표는 “지방에서는 인력 배출이 안 되고 엔지니어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며 “전기와 가스 등 중소기업들에 공공에너지 요금 세제 혜택을 주고, 환경 개선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외국인을 대체하는 경우 제로금리 환경개선자금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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