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작은 거인이 뛴다, 변화와 혁신의 바람이 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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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있는 제품·기술혁신으로 경쟁 우위 확보
불황 속 혁신, 중소기업이 한국경제 견인

각 기업 제공
각 기업 제공
대전광역시 대덕구에 위치한 ㈜동양강철은 한때 건축용 알루미늄 압출소재 분야에서 최고로 잘나가는 기업이었다. 1956년 설립돼 약 40년 가까이 거침이 없었다. ‘성공’은 이 기업을 설명하는 말 같았다.

끝없이 영광을 구가할 것 같던 이 기업은 그러나 외환위기 당시 부도를 맞으며 실패를 경험했고 밑바닥까지 추락했다. 원자재 값이 오르고 건축경기가 바닥을 치면서 자금난을 견디지 못한 것이다. 회사는 2002년 상장이 폐지되며 쓴맛을 본 뒤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금은 건축용 자재는 물론이고 고부가가치의 산업용 알루미늄 소재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베트남을 필두로 동남아 곳곳에서 영토를 확장 중이다. 처절한 구조조정과 혁신 노력으로 적자를 흑자로 돌리면서 위기를 극복한 것이다. 장기 불황 속에서도 그룹 전체로 7000억 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경남 양산에 있는 세계화학공업㈜은 익숙한 길을 거부하는 변화와 도전의 DNA로 틈새시장을 개척한 사례다. 1972년 설립된 이 회사는 다양하고 폭넓게 사용되는 산업용 표면 보호용 테이프를 40년간 만들어 왔다. 40명의 직원이 연매출 100억 원을 올리며 탄탄대로를 걷고 있지만, 이 회사는 낯선 길을 주저 없이 개척하고 있다. 표면 보호용 테이프 하나만으로 글로벌 회사로 거듭나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차세대 먹을거리로 눈을 돌린 것이다. 차세대 그린에너지 산업. SG 에네시스㈜란 계열사를 설립하고 한국형 풍력발전기 개발 부문에서 실적을 쏟아내고 있다.

경북 경산시 진량공단에 위치한 ㈜에나인더스트리는 외산 제품들이 득세하던 자동차 부품시장에서 토종 기술력으로 세계 유수 브랜드들과 당당히 경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생산품의 85%를 미국 유럽 아시아 등 15개국 이상에 수출한다. 후발주자이지만, 차곡차곡 다진 기술력과 노하우를 밑천 삼아 매년 30% 이상 매출성장세를 이어가며 올해 1000억 원에 육박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들 세 기업은 변화와 혁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한 투자와 기술·품질 향상을 꾸준히 실천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모두가 ‘작지만 강한 기업’의 전형이다. 세계무대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걸출한 기업들로 성공한 비결은 역시 ‘기술’이다. 기술이 있으니까 규모는 작더라도 세계시장을 안방처럼 누빈다.

기업의 혁신활동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경쟁력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내는 기술 혁신을 들 수 있다. 끊임없는 기술 혁신의 결과로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들이 주목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경쟁력이 심각한 도전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작은 거인’처럼 기술·품질혁신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지속적인 기술 선진화, 경영 혁신과 함께 품질 경쟁력을 높여 해외 기업들과 경쟁하는 사례들이다. 세계시장은 소비자 욕구의 고급화·다양화에 따라 종래보다 한 차원 높은 기술과 품질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변화와 혁신에 대한 두려움은 크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에 겁 없이 맞선다면 경영과 삶의 궤적은 극적으로 바뀌기도 한다.

㈜동양강철과 세계화학공업㈜, ㈜에나인더스트리 등의 사례는 뼈를 깎는 혁신 노력이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오늘도 많은 중소기업들이 이들과 같은 방법으로 창조경제의 선봉에 서고 있다.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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