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 의약]뇌신경 감소 억제·줄기세포 이용… 치매 치료의 새 길 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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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쏘시오홀딩스

치매에 걸리면 뇌기능이 손상돼 기억력과 판단력, 사고력 등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 파킨슨 병, 헌팅턴병, 루이소체 치매 등이 치매를 유발하는 질환으로 알려졌다.

현재 세계 치매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5조3050억 원(약 50억 달러)으로 추정된다. 4년 후인 2017년에는 약 9조5490억 원(약 90억 달러)을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 치매 치료제 시장은 그 규모가 1000억∼1700억 원으로 작은 편이지만 매년 약 20%씩 성장하고 있어 의약 업계 대표적인 ‘블루 오션’으로 꼽힌다.

치매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는 알츠하이머병이다. 기존의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병의 진행속도를 다소 늦출 뿐 근본적인 치료가 어려워 많은 제약 회사들이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2010년 새로운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임상실험을 시작한 화이자와 로슈 등 유명 제약사들은 알츠하이머병을 극복하는 획기적인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화이자와 제약 및 화장품 제조 회사인 존슨앤존슨의 임상실험이 실패로 끝나자 화이자는 그와 관련된 연구개발(R&D)을 중단 했다. 일라이릴리도 지난해 기억력 감퇴를 지연시키는 치료제 개발에 실패했다. 선발주자들이 잇달아 치료제 개발을 못하게 되자 대형 제약사들은 알츠하이머병 관련 연구개발 비용 지출을 줄이게 됐다. 항암제나 다른 치료제 개발에 비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실패율도 높아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올해 10월 23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상갈동에 위치한 동아쏘시오R&D센터에 ‘동아치매센터’를 열었다. 강신호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이 센터장을 맡았으며 20명의 연구 인력과 함께 치매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강 회장은 “치매는 환자 본인과 가족들의 삶도 무너뜨릴 수 있는 질병이지만 일부 약물을 제외하면 근본적인 치료제가 전무하다”며 “시간을 들여서라도 치료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동아쏘시오홀딩스가 개발 중인 신약으로는 ‘뇌신경성장인자 감소 억제제’와 ‘타우단백질 과인산화 억제제’가 있다. 뇌신경성장인자 감소 억제제는 올해 1월부터 서울대 의대 신경과 및 ‘에스티팜’ 등과 공동으로 연구 중인 치료제다. 치매에 걸리면 뇌신경성장인자가 줄어든다는 점에 착안해 뇌신경인자의 감소를 막는 억제제를 투여해 기억력과 인지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타우단백질 과인산화 억제제 개발은 기존 치료제와 차별화되는 약품이다. 기존 치료제의 개발은 대부분 베타아밀로이드의 생성과 축적을 저해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반해 타우단백질 과인산화 억제제 개발 연구는 타우단백질의 과인산화를 막는 것을 찾는 쪽으로 방향을 맞췄다.

한편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천연물소재의 복합기전 치료제도 연구 중이다. 이는 지난해 8월 지식경제부 과제 중 하나로 선정됐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베타 아밀로이드 생성을 억제하고 신경전달물질을 증가시키며 신경을 보호하는 등 복합적인 능력을 가지는 약물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줄기세포 치료제도 연구 중이다. 환자의 피부세포를 신경줄기세포로 분화시킨 후 뇌에 주입해 손상된 뇌세포를 대체하는 방식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 연구진은 줄기세포 치료제를 통해 기존에는 할 수 없던 근본적인 치매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5년까지 기본 기술을 확보하고 임상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 관계자는 “치매 치료 연구를 위해 2016년까지 100억 원 이상을 투입해 연구 인력을 50명까지 늘리고 연구에 필요한 각종 설비를 구축할 예정”이라며 “2017년부터는 연구센터를 ‘국가 지정 치매센터’ 및 ‘글로벌 치매센터’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이를 위해 치매의 조기 진단과 예방·치료를 통합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새로운 사업에도 진출해 센터를 ‘종합 치매 전문 서비스 센터’의 공간으로 만들 계획도 세웠다. 이와 함께 국내 대학과 종합병원, 연구소 등 다양한 기관과 공동으로 연구를 추진하는 등 ‘개방적인 협력 관계’를 만들기로 했다.

강 회장은 “동아치매센터를 통해 치매환자와 가족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위해 미국 보스턴에 현지 연구소를 세워 최신 연구동향을 파악하고 해외의 유명 대학 및 연구원들과 공동으로 신약 개발 연구를 하는 등 세계적으로도 협력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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