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TEST]여기자 4인의 바디제품 체험 평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먼로의 침대香… 가슴 개운한 힐링香… 행복솔솔 장미香

《 당신이 얼굴 피부에 쏟는 정성만큼 몸 피부에도 신경을 썼으면 클레오파트라나 황진이 정도 되는 ‘페로몬’을 풍길 수 있게 되지 않았을까. 얼굴에는 스킨부터 에센스, 로션에 이르기까지평균 3∼5단계 관리를 하지만 몸에는 한 가지 제품도 꼼꼼하게 바르지 않는 여성이 많다.
그러나 온몸에 가뭄이 든 듯, 바싹바싹 마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겨울에는 ‘보통 여자’들도 부쩍 바디 케어에 신경을 써야 한다. A style이 이런 여성들을 위해 올겨울 첫선을 보인 신상 바디 제품들을 체험해 봤다. 쏟아져 나온 여러 제품 가운데 화장품 리뷰 사이트 등을 통해 호평받은 제품들만 모았다. 뭔가 특별한 일이 생길 것 같은 들뜬 기분이 드는 연말, 좋은 향이 나는 바디 제품들은 당신을 특별한 곳으로 인도할 것이다. 》

이 제품을 써봤어요

샤넬 ‘N°5’ 바디로션(200mL·7만8000원)=샤넬의 창시자 가브리엘 샤넬은 1921년 첫 향수 N°5를 선보이며 “진짜 여인의 향기가 나는 여자 향수”라고 소개했다. 2013년 홀리데이 컬렉션에 포함된 바디로션에도 N°5의 풍성한 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더바디샵 ‘화이트 머스크 스모키 로즈’ 바디로션(250mL·1만9500원)=베스트셀러였던 ‘화이트 머스크’가 중성적인 향이었다면 새롭게 선보인 이 제품은 좀 더 여성적이다. 머스크와 블랙 로즈의 향기가 조화를 이루는 제품.

로레알파리 ‘수블림 바디 뉴트리션 로얄’ 바디 밤(200mL·2만2000원)=아프리코트커넬 등 4가지 뉴트리 오일과 함께 시어버터 성분이 함유돼 건조한 부위에 효과적이다. 팔꿈치 등 건조해지기 쉬운 부위도 부드럽게 가꿔준다.

더마비 ‘데일리 모이스처’ 바디로션(400mL·1만6000원)=특허받은 보습 기술을 적용해 시어버터, 포도씨오일, 판테놀 등 보습·재생 성분들이 오랫동안 피부 속에 남아 있게 했다. 파라벤 등 5가지 유해성분을 빼 민감성 피부에도 좋다.

닥터자르트 ‘세라마이딘 바디크림’(200mL·3만6000원)=세라마이드와 시어버터가 함께 보습력을 상승시킨다. 파라벤, 벤조페논 등 피부 유해 성분을 배제한 것이 특징. 쫀쫀한 질감이지만 끈적이지 않아 피부에 가볍게 흡수된다.
여기자의 평소 바디 관리

하임숙(40대)=평소 아베다의 ‘리플레니시’ 제품을 즐겨 쓴다. 김현진(30대)=최근엔 일리의 바디오일과 필라소피의 ‘리빙 그레이스’ 바디로션을 함께 써 왔다. 박선희(30대)=샤워 후 물기가 있는 상태에서 오일 타입 제품을 바른다.

황수현(20대)=바디 미스트를 즐겨 쓴다. 출근하기 전 바른 향기가 퇴근할 때까지 지속되는 ‘로라메르시에’의 무화과향 제품을 선호해왔다.

여기자의 별별 평가

하임숙=강한 꽃향기를 선호하지 않는 터라 장미향이 강하게 나는 더바디샵 제품은 적응하기 힘들었다. 지나치게 달콤한 편이라 40대 아줌마보다는 20대 후반 또는 30대 초반의 갓 결혼한 여성에게 추천할 만하다. 남편의 정신을 쏙 빼놓을 최음제 같은 느낌이랄까. 로레알파리 제품에선 프리지아처럼 은은한 꽃향기가 났다. 샤넬 N°5는 이 향수만 ‘입고’ 잔다던 메릴린 먼로에 빙의된 듯한 기분이 들게 했다.

초등학교 3학년, 4학년에 재학 중인 두 딸에게 다섯 가지 제품 중 마음에 드는 향을 고르라 했더니 첫째는 샤넬을, 둘째는 로레알파리를 골랐다. 아, 우리 큰딸은 이미 숙녀로 향해 가고 있구나.

바르는 순간부터 마음에 들었던 건 닥터자르트 제품이었다. 생강처럼 청량한 묘한 향은 ‘워킹맘’의 피곤함을 잠시 줄여주는 듯한 힐링 효과를 냈다. 다만, 지나치게 딱딱해 피부에 착 들러붙지 않는 느낌은 아쉬웠다. 반면 로레알파리와 더마비 제품은 질감 측면에선 만점을 줄 만했다. 샤넬을 바른 내 딸의 피부와 내 다리 피부를 비교해봤을 때의 그 큰 차이란…(ㅠㅠ). 40대에게 필요한 건 역시 로션이 아닌 젊음이었을까. 통을 손으로 돌려서 열고 손가락으로 제품을 떠서 써야 하는 닥터자르트와 로레알파리 제품의 패키지는 상대적으로 사용하기 불편했다.

김현진=평소 향에 민감해 ‘개코’란 별명이 있어선지 바디제품 역시 향을 가장 먼저 염두에 두고 고르는 편이다. 향기 측면에서는 로레알파리 제품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바를 때는 꿀처럼 달콤한 향이 나다가 시간이 지나면 은은해졌다. 무취에 가까운 닥터자르트 제품도 나쁘지 않았다. 머드처럼 꾸덕꾸덕한 질감의 제품을 몸에 펴 바르면 은은한 진흙향(?)이 났다. 향에 민감하거나 임신 생리 등으로 짙은 향이 꺼려질 때 추천할 만한 제품이다. 더마비는 어린 딸과 함께 써도 좋을 정도로 자극이 덜했다. 온 가족이 써도 좋을 정도로 범용성이 있지만 다소 여성적인 향이라 남편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았다.

더바디샵의 향기는 머스크향 중에서도 중성적이라기보다는 여성적인 향이라 개인적인 취향과는 차이가 있었다. 샤넬 제품은 향기가 가장 오래 남았다. 샤넬 향수 중에서 개인적으로 N°5보단 알뤼르를 선호하는데, 그래선지 이 향을 아주 좋아하긴 어려웠다.

흡수력은 더마비, 샤넬, 더바디샵 순으로 몸에 잘 스며드는 느낌이었다. 로레알파리는 다섯 제품 가운데선 가장 유분기가 있는 느낌이었지만 끈적일 정도로 불편하지는 않아 겨울철에 쓰기에 적합했다. 닥터자르트는 끈적임 없이 차지게 발라지는데, 밤(balm) 타입의 특성상 체온에 살살 녹여 발라야 해서 성질 급한 내겐 조금 불편하게 느껴졌다.

박선희=더바디샵 제품을 바르자 마치 꽃탕에 몸을 잠시 담그고 나온 듯 꽃향기가 강하게 났다. 샤넬 바디로션은 강한 여성스러운 향이 “여자라서 행복해요”를 온몸으로 외치는 듯.

닥터자르트와 로레알파리 제품은 모두 버터처럼 고체로 굳은 형태였는데 둘 중에서도 닥터자르트가 좀 더 딱딱했다. 로레알파리 제품은 고체 형태이면서도 피부에 잘 발라졌다. 더마비 제품은 액상 타입인데도 농도가 진하고 끈적끈적했다. 그래선지 보습력 역시 가장 뛰어났다. 더마비 제품은 여자들이 선호하는 ‘아기향’에 가장 가까웠다.

황수현=마음에 드는 이성이 생기면 가장 먼저 바디로션을 사는 여성이 많지 않을까. 겨울철 칼바람에 하얗게 튼 손등이나 쩍쩍 갈라진 뒤꿈치를 사랑하는 그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으니…. 더바디샵 제품은 끈적임 없이 가볍게 발라졌다. 장미 정원에 들어와 뒹구는 느낌. 더바디샵 제품은 이 브랜드 제품 마니아들이 선호하는 촉촉한 느낌이 압도적이었다. 그렇지만 이 제품의 오리지널 버전인 기존 제품과는 큰 차이가 없는 듯했다. 샤넬의 N°5를 떠올리면 화장을 짙게 한 섹시한 여자들이 떠오른다. 향기에 대한 기대가 무척 컸던 이 바디로션의 뚜껑을 여는 순간, 조금 실망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특별한 여자’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평범한 여자’였다고 해야 할까.

닥터자르트는 마치 딱딱한 바셀린 연고를 바르는 느낌이었다. 팔꿈치, 뒤꿈치 등 쉽게 건조해지는 부위에는 제격이었다. 로레알파리 제품은 아침에 바르고 나가면 퇴근 후까지 제법 오래 향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아침에 바를 땐 보들보들해졌던 피부가 점심시간 이후엔 다시 건조해진 느낌이었다. 더마비는 온 가족이 사용하기에 적합한, 성분이 순하고 가격이 착한 제품이었다.

정리=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