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구월드… 총검술 번트… 기억하라 2013 프로야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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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 뇌리에 아직도 또렷하다, 올해의 명장면 베스트 10

《 “야구가 없는 겨울에 무얼 하느냐고 묻는다면 창밖을 바라보며 봄을 기다린다고 말하겠다.” ―로저스 혼스비(미국 메이저리그 통산 타율 0.358·1963년 사망) 2014 프로야구가 시작하려면 아직도 94일이나 남았다. 슬슬 야구 갈증에 목마른 팬들이 눈에 띄는 상황. 그래서 동아일보 야구팀이 팬들의 ‘야구 앓이’ 해소에 도움이 될 2013 프로야구 명장면 10선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비했다. 느낌 아니까! 》
① 전준우 ‘김칫국 세리머니’

5월 15일 NC와의 경기에서 롯데 전준우는 ‘설레발 세리머니’로 ‘월드 스타’가 됐다. 9회 큼직한 타구를 친 전준우는 손가락을 치켜세우고 화려한 홈런 세리머니를 했다. 하지만 바람의 영향으로 공은 좌익수에게 잡혔다. 이 모습은 메이저리그 홈페이지에까지 등장했다.

② 권용관의 홈 스틸

김기태 LG 감독이 꼽은 올 시즌 최고의 명장면은 5월 23일 삼성전 6회에 나온 권용관의 ‘홈 스틸’이다. 2사 1, 3루에서 포수 이지영이 투수에게 천천히 공을 던지는 사이 3루 주자 권용관은
홈 스틸로 결승 득점을 올렸다. LG의 정규시즌 2위 원동력이 된 이 플레이의 공식 기록은 야수선택.

③ 9회말 2명이나 홈 횡사

9회 말 홈 주루사는 1년에 한 번 나오기도 힘들다. 하지만 LG는 10월 19일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9회 말 한 명도 아닌 두 명이 홈에서 횡사했다. 대주자 이대형과 문선재가 잇따라 홈에서 아웃된 것. 이 장면은 결국 LG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막은 결정적 빌미가 됐다.

④ 최악의 오심

6월 15일 순위 다툼을 벌이던 넥센과 LG의 잠실경기 4회 말, 2루심 박근영 심판은 명백한 포스아웃 상황에서 세이프를 선언했고 넥센의 8실점으로 이어졌다. 다음 날 조종규 심판위원장이 염경엽 넥센 감독에게 직접 사과하고, 박 심판은 퓨처스리그 (2군)로 내려갔다.

⑤ 시구로 뜬 클라라

신의 한 수였다. 데뷔한 지 8년이나 된 중견 방송인 클라라는 5월 3일 LG-두산 경기 시구 한 번으로 인생을 바꿨다. 사실 이 경기는 다른 인물이 시구를 하기로 돼 있었지만 일정 문제로 취소됐다. 그 덕에 클라라는 구원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자기 인생을 구했다.

⑥ 정인영 아나운서 물벼락

5월 26일 ‘정인영 물벼락’ 사건 때 LG의 수훈 선수는 누구였을까. ‘정의윤’이다. 하지만 팬들은 모두가 정인영 KBSN 아나운서에게 물을 끼얹은 임찬규만 기억하고있다. 임찬규는 물론이고 LG 구단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당시 정 아나운서에게 공식 사과했다.

⑦ 더그아웃으로 공 던진 김병현

단언컨대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최고 미스터리 가운데 하나는 ‘김병현은 왜 1루 쪽 더그아웃에 공을 던졌나’다. 넥센 김병현은 6월 12일 사직 롯데와의 경기 때 연속 볼넷으로 교체되면서 롯데 더그아웃으로 공을 던졌다.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불만 표출로 퇴장당한 뒤 김병현이 밝힌 이유는 ‘그냥’이다.

⑧ 넥센 장기영의 어설픈 번트 시도

10월 11일 두산과 넥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3-3이던 연장 11회 초 1사 3루에서 등장한 넥센 장기영(장민석으로 개명)이 1볼-2스트라이크에서 어설픈 번트 동작을 하다 삼진 아웃. 먼저 2승을 올린 넥센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무산시킨 ‘총검술 번트’에 팬들은 ‘멘붕.’

⑨ 진갑용 열 받게 한 유희관 ‘아리랑 볼’

7월 6일 잠실. 두산이 4-1로 앞선 7회 2사에서 두산 선발 유희관이 사회인 야구에서도 보기 힘든 79km의 느린 커브를 던지자 삼성 진갑용이 “뭐하는 거냐”며 대놓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열 받은 진갑용은 결국 3루수 직선타로 물러났다. 만만한 공이면 안타를 쳤어야지.

⑩ ‘코끼리 감독’도 울게 한 13연패 탈출

‘동네북’ 한화가 4월 16일 NC와의 안방 경기에서 6-4로 역전승을 거두고 역대 개막 최다인 13연패에서 탈출. 한국시리즈를 10차례나 제패하면서도 울지 않았던 ‘코끼리’ 김응용 감독마저 울게 한 소중한 1승. 9연패 뒤 삭발한 선수들과 ‘보살’로 불린 한화 팬들도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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