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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중심에서 별을 외치다" 과학동아 천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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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중심에서 별을 외치다" 과학동아 천문대

동아닷컴입력 2013-12-24 18:21수정 2013-12-24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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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을 바라보았던 경험,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손가락으로 하늘을 짚어가며 별자리를 찾아보았던 기억, 떨어지는 별똥별을 보고 소원을 빌었던 기억, 천문대에서 망원경을 들여다보며 환호했던 기억. 이렇듯 ‘별’과 관련된 추억들은 따뜻하고 낭만적이다.


이와 같은 추억을 되새길 겸 자녀 교육을 위해 천문대 방문을 계획하는 이들도 있지만, 의외의 장벽에 부딪친다. 현재 대다수의 천문대가 지방에 있다. 결국 시간이 나지 않아 천문대를 방문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먼 곳까지 가더라도 정작 별을 못 보는 경우도 허다하다.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오면 별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도심에 천문대가 있다면 어떨까? 실제로 지난 11월 말 용산에 ‘과학동아 천문대’가 들어섰다. 이제는 서울 하늘에서도 별을 관측할 수 있게 된 것. 하지만 이에 의문을 가지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가까워서 좋긴 한데, 과연 서울에서 별이 보일까?’, ‘별을 보고 난 다음에는 대체 뭘 해야 하지?’라고. 이에 과학동아 천문대 김영진 천문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김영진 천문대장은 세종 천문대, 안성 천문대 등에서 경력을 쌓아온 베테랑 천문대장이다.


도시에 있기 때문에 더 쉽게 별을 볼 수 있다?


과학동아 천문대는 실질적인 도심 1호 천문대다. 물론 서울 외곽(경기도 등)에도 천문대가 있지만 서울 중심부에 천문대가 세워진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전국에 위치한 천문대는 약 70곳. 다른 곳에도 천문대가 많은데 서울에 천문대를 연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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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나 여가를 위해 별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다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별은 멀리 가야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울 하늘에서는 별을 볼 수 없다고 단정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도시에서도 별을 쉽게 관측할 수 있습니다. 이에 도심에 천문대를 마련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별을 보러 올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실제로도 지난 11월 16일 ‘아이손 혜성 관측 행사’를 새벽 4시에 진행했는데, 새벽 행사인데도 3일 만에 매진됐습니다”


흔히 별은 도시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대개 ‘서울 하늘은 오염물질과 불빛이 많아 별을 볼 수 없다’는 통념이 지배적이다. 과연 도심에 있는 천문대에서도 별을 잘 관찰할 수 있을까?

“흔히 서울에 있으면 별이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주변에 불빛이 적은 옥상 등에서는 1분 정도 지그시 하늘을 보고 있으면, 약 40~50개의 별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그 동안 서울에서는 별을 볼 수 없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하늘을 잘 바라보지 않았기 때문에 안 보인다고 느꼈을 것입니다(즉, 이것도 일종의 편견입니다).

달과 행성은 서울이나 지방이나 거의 동일하게 관측할 수 있으며 카시오페아, 북두칠성 등 별자리는 서울에서도 잘 보입니다. 물론 은하나 성운 등은 서울보다는 지방에서 더 잘 보이지만, 은하나 성운은 뿌연 구름덩어리와 같은 형태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아쉬워하는 관람객들이 많습니다. 장소가 다르다고 해서 보는 것이 그리 다채롭지는 않는 거죠. 즉, 도시에 있기에 별을 볼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도시에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별을 보러 갈 수 있는 거죠”

이뿐만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낮에는 별을 볼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그는 “낮에도 관측거리가 많다”라고 덧붙였다.

“태양은 낮에 볼 수 있는 별입니다. 태양을 망원경으로 보면 흑점, 홍염 현상을 관측할 수 있습니다. 과학동아 천문대에 있는 태양 전용 망원경을 이용하면 됩니다. 밝은 천체인 금성이나 직녀별은 낮에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망원경을 이용하면 됩니다”


참고로 과학동아 천문대에는 실습용 망원경 10대, 보조관측실 망원경 2대, 주 망원경 1대, 태양 망원경 1대, 쌍원경이 5대 마련됐다. 사진 촬영 장비를 이용해 천체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천문대, 별을 보며 추억을 쌓는 복합문화공간

과학동아 천문대는 관람객들을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천문대를 찾아온 관람객들에게 별과 별자리와 행성 이름, 천체를 관측하는 방법, 망원경을 사용하는 방법 등을 알려주어야 관람객들이 효과적으로 별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천문대에도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만, 과학동아 천문대는 좀 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하고자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별을 보는 것에만 주안점을 두기보다는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상당수의 천문대들이 외형에 치중하는데요, 천문대는 망원경을 전시하는 곳이 아닙니다. 망원경을 어떻게 이용하고, 어떻게 별을 보는지 알려주는 곳이 천문대입니다”

우선, 참가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교육 방식을 택했다. 별자리를 보는 방법을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우리는 그 동안 책에서 사자자리, 처녀자리 등의 그림을 보며 별자리를 배웠다. 하지만 이렇게 배우고선 실제로 하늘에서 별자리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 하늘에 별자리가 선으로 이어져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별자리를 구성하는 별들이 모두 밝지는 않기 때문에, 어떤 별이 별자리에 속하는지 구분하기가 어렵다.

반면, 과학동아 천문대에서는 먼저 1등성을 가르쳐준다. 즉, 우리 눈에 잘 보이는 밝은 별부터 알려주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밝은 별부터 먼저 보기 때문에, 1등성을 먼저 배우면 실전에서도 쉽게 찾아보고 이해할 수 있다. 이를 기본으로 다른 별들도 차차 설명한다.

“1등성을 서울과 대전에 비유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가령 서울과 대전밖에 아는 사람에게 느닷없이 ‘금산은 어디 있게?’라고 물으면 모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서울 밑에 대전이 있고, 대전 옆에 금산이 있어’라고 알려주면 금산의 위치를 알 수 있죠. 이렇게 중심 별에서 주변 별까지 차차 알아나가면, 별을 찾는 재미를 느끼고 별자리 공부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참가자들이 망원경을 직접 조작하는 기회도 제공한다. 관람객들이 직접 망원경을 분해하고, 조립하고, 별이나 행성을 스스로 찾도록 하는 것.

“스텝들이 해 주는 것과 관람객들이 직접 망원경을 조작하고 별을 찾아보는 것은 느낌이 다릅니다. 관람객들이 스스로 별을 발견한다는 뿌듯함과 친숙함을 배가하고자 능동적으로 실습하도록 하고 있어요.

또한, 관람객들이 휴대폰으로 달의 모습을 담을 수 있도록 도와드립니다. 휴대폰을 망원경에 대고 촬영하는 것인데, 선명하게 잘 나옵니다. 관람객들에게는 기념물이 되는 거죠”


천체투영관에서 다양한 천문 현상을 시뮬레이션으로 감상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영상물도 감상할 수 있는데, 영화나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천문 상식 퀴즈도 진행한다.

“예를 들면 영화 ‘아마겟돈’과 ‘딥 임팩트’의 차이점을 비교하거나, 드라마나 애니메이션 속에서 과학적으로 오류가 있는 장면을 찾아보며 토론을 합니다. 관람객들이 즐겁고 능동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문답식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답을 맞춘 사람에게는 선물도 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보다 다양한 동영상과 자료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관람객들이 흥미를 느끼려면 콘텐츠가 풍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채로운 학습 프로그램 덕분인지, 과학동아 천문대는 개관한 지 한 달 남짓이지만 많은 관람객들이 방문하고 있다. 매진이 되는 날도 많으니 사전에 온라인 홈페이지(http://minicamp.itamtam.co.kr/star)를 참조하는 것이 좋다. 현재는 개인이나 가족 단위 참가자가 많지만, 향후에는 학교 선생님들을 초대해 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물론, 장기 프로그램도 염두에 두고 있다. 현재 진행하는 프로그램들은 1, 2회 단위로 그치는데, 앞으로는 장기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천문학자가 되고자 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줄 방침이다.

“내년 3월부터 ‘과학동아 별학교’를 운영할 예정입니다. 과학동아 별학교는 과학자가 되는 데 필요한 전문 교육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10개월 과정입니다. 3월 초등교육 과정을 오픈하고, 향후에는 중고등학생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교육 대상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천문대는 망원경을 전시하는 곳이 아니다

이처럼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 기획하고 있지만, 간혹 깨기 힘든 통념에 부딪칠 때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천문대는 별을 보는 곳’이라고만 인식하는 것.

“날씨가 좋지 않은 날에는 별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전화가 많이 걸려옵니다. ‘별이 안 보이는데 왜 불렀느냐’고 말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천문대는 별만 보는 곳은 아닙니다. 별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체험하고 즐기며, 날씨에 상관없이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는 곳입니다.

그 동안 천문대는 먼 곳에만 있었으니, 휴일에 특별히 시간을 내서 오는 곳이라는 인식이 깊었습니다. 이와 같은 통념을 하나씩 깨고자 합니다. 마치 공원처럼 언제든지 편안한 마음으로 들를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고자 합니다”


물론, 천문대에 대한 인식이 바뀌려면 천문대를 운영하는 사람들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이에 김영진 천문대장은 일반 성인을 위한 여가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연인들이 별자리나 프러포즈 영상을 감상하고 단 둘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밤과 별은 낭만적인 요소이니까요. 작은 음악회도 열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음악가 구스타브 홀스트(Gustav Theodore Holst)가 각 행성에 맞게 작곡한 ‘행성 교향곡’을 이용해 음악을 틀 수도 있습니다. 이 외에 다른 작곡가가 만든 별과 관련된 노래들도 많죠. 과학동아 천문대에 공원이 있으니, ‘별과 음악’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

그는 “다양한 콘텐츠와 천문대를 접목하면 재미있는 문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면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진행하는 ‘힐링캠프’, 별과 관련된 인사들을 초청하는 ‘별별 강연’ 등을 열 수 있다. 드라마 속 연인들이 낭만적인 추억을 쌓는 장소로 천문대를 활용할 수도 있겠다.

“만약 다른 지자체에서 천문대를 짓는다면 좀 더 내실에 집중했으면 합니다. 대개 천문대를 지으면 외관에 집중해 망원경을 큰 것만 놓으려 합니다. 물론 어두운 시골에는 망원경이 크면 잘 보이지만, 주변이 그리 어둡지 않은 곳에 천문대를 세운다면 망원경에 주변의 불빛이 다 들어가서 별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적당한 크기의 망원경을 놓아야 하는데, 외관에만 치중하다 보니 예산 낭비로 직결되는 거죠”

천문대가 소수의 사람들이 한두 번 가는 것으로 그치기보다는, 많은 이들에게 지속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심어주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여 운영자와 프로그램에 투자한다면, 천문대도 충분히 관광 명소가 될 것입니다”

과학의 어머니, 그리고 인간의 고향 ‘별’


혹자는 ‘하늘을 바라보고 별을 관찰하는 것이 뭐가 그리 중요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에 ‘천문대장님이 생각하는 별이란 무엇인지’ 물었다.

“별은 물리학, 화학, 지구과학, 생물학 등을 모두 담은 융합과학의 산물입니다. 우주가 탄생하면서부터 별이 나타났다는 것은 물리학입니다. 별은 살아가면서 수소 기체 등 다양한 원소를 만드는데요, 이것은 화학입니다. 실제로 화학의 원소 규격이 별에서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별에서 나온 물질들이 터져 지구를 형성했으니 이는 지구과학이며, 그런 지구에서 생명체가 탄생한 것은 생물학입니다. 우리 몸의 원소도 모두 별에서 나왔지요.

우리가 탄생하고 살아가는 데 별이 있어야 하는 만큼, 별은 우리의 진정한 고향입니다. 인간이 우주 공간을 탐사하려는 이유도 고향을 알아보고자 하는 본능과도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별이 인간과 뗄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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