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경비함 43척 동원한 수색에도 시신 없더니…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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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군산서 발생한 실종사건… 보험금 타기위한 자작극 드러나

“여기 사람이 빠져 죽은 것 같아요.”

이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6일간 인력 104명을 투입했다. 해상수색에 경비함정 43척과 헬기 1대까지 동원해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시신은 찾을 수 없었다. 현장 목격자는 물에 흠뻑 젖은 채 “낚시를 하던 남자가 발을 헛디뎠는지 바다에 빠진 뒤로 보이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2010년 전북 군산시 옥도면 야미도 선착장에서 벌어진 이 실종사건은 결국 보험금을 타내기 위한 자작극으로 드러났다. 실종됐다던 남성 김모 씨(58)가 지인 5명을 모아 사기극을 벌인 것이다. 김 씨는 2009년 보험사기 범죄에 관한 뉴스를 본 뒤 범행을 계획했다. 우선 보험회사 세 곳에 수익인을 아들 김모 씨(30)로 한 뒤 총 12억 원 상당의 상해사망보험을 가입했다. 그는 “작전에 성공하면 1억 원씩 나눠주겠다”며 동네 주민 오모 씨(45) 등을 유혹했다.

오 씨는 김 씨의 추락현장을 직접 목격한 것처럼 119에 신고했다. 그는 경찰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바닷물에 들어갔다가 나와 몸을 적신 채 목격담을 늘어놓았다. 주범 김 씨의 아들 김 씨는 2010년 10월 아버지에 대한 사망보험금을 신청했지만 보험사는 “법원에서 아직 실종선고를 내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급을 미뤘다.

이들이 범행을 저지른 장소는 물살이 빠르지 않은 데다 물의 흐름상 시신이 마을 쪽에 도달해야 하는데 찾을 수 없는 점을 수상히 여긴 경찰에 의해 발각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사기미수 등의 혐의로 23일 주범 김 씨를 구속하고 관련자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보험 자작극#군산 실종사건#보험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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