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애물단지 월미은하레일… 레일바이크로 재활용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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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사업자 공모-4월 착공
2016년 레저 시설로 재탄생
인천교통公 “설치비 200억 들듯”

인천 월미도의 은하레일. 부실 공사로 3년 동안 방치됐다가 결국 레일바이크로 활용하기로 했다. 인천교통공사 제공
인천 월미도의 은하레일. 부실 공사로 3년 동안 방치됐다가 결국 레일바이크로 활용하기로 했다. 인천교통공사 제공
부실 시공으로 3년 이상 개통이 연기돼 애물단지로 전락한 인천 중구 월미도 일대의 ‘월미은하레일’(도심관광 모노레일)이 바닷가와 도심을 순환하는 레일바이크 시설로 바뀐다.

인천교통공사는 은하레일에 대한 기술조사 용역과 시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 등을 실시한 결과 레일바이크로 재활용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앞서 공사는 8월 은하레일 활용 방안에 대한 시민들의 아이디어를 공모해 레일바이크 시설과 레일 위에 안전 난간을 만들어 산책로로 활용하는 하늘둘레길, 안전성이 확인된 다른 형태의 모노레일 운영 등 세 가지 방안을 검토해 왔다. 하지만 전문 엔지니어링 기관에 의뢰한 결과 하늘둘레길은 허용 하중을 초과하고, 다른 형태의 모노레일은 경제적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레일바이크는 기존 모노레일용 Y자형 레일 등을 철거하고 일자형 레일을 새로 설치하는 데 200억 원 안팎이 들 것으로 추정되지만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는 5∼9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은하레일 활용 방안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레일바이크 시설로 활용하자는 의견이 53.2%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모름·무응답(22.0%), 다른 형태의 모노레일(14.9%), 기타(9.9%) 등의 순이었다.

공사가 관광과 교통 경영 철도 구조 시공 등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한 ‘활용 방안 평가위원회’의 심의 결과에서도 레일바이크 시설과 모노레일이 1, 2위를 차지했다. 인천발전연구원이 이들 관광시설에 대한 2017년 관광객 수요와 경제적 효과를 분석한 결과 레일바이크는 80만 명(약 110억 원)으로 추산됐으나 모노레일은 68만 명(약 90억 원)에 그쳤다.

공사는 내년 1월 민간 사업자를 공모해 4월부터 레일바이크 시설 공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2016년부터 기존 레일을 활용해 전동 혹은 수동으로 달리는 궤도형 바이크 200여 대를 운행할 계획이다. 충돌과 탈선 방지 시설을 설치해 안전성을 확보한다.

공사는 민간 사업자가 모든 공사비를 부담하는 대신 운행 수익을 공사와 일정한 비율로 나누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공사는 레일바이크 플랫폼이 경인전철 인천역과 가깝고 내년에 완공 예정인 수인선 전철(인천역∼송도역 구간)과도 연계될 수 있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흥식 인천교통공사 사장은 “레일바이크가 운행을 시작하면 시가 차이나타운과 자유공원, 월미공원, 월미 문화의 거리 등을 연계해 추진하는 ‘개항장 창조문화도시 관광 사업’에도 탄력이 붙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2010년 월미도와 인근 차이나타운의 관광 활성화를 위해 853억 원을 들여 경인전철 인천역∼월미도 구간에 6.1km의 모노레일을 완공했다. 그러나 열차 밑에 부착된 전력공급장치(집전장치) 부품이 선로 10m 아래 바닥으로 떨어지는 등 안전사고가 잇달아 발생해 운행이 중단됐다. 게다가 안전성 검증 결과 보수 비용만 160억 원이 필요하고, 레일을 철거할 경우에도 250억 원이 들 것으로 예상돼 대표적인 예산 낭비 사례로 꼽혀 왔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부실 시공#월미은하레일#레일바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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