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 딛고 일어선 추신수의 야구 인생

  • 스포츠동아
  • 입력 2013년 12월 23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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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로에 밀려 마이너 설움…시애틀의 잠 못 이루던 밤

2001년 이치로와 같은 해 같은 팀 입단 시련기
2006년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새로운 기회
2009∼2010시즌 2연속 3할·20-20클럽 우뚝


스즈키 이치로(40)에게 가로막혀 인고의 세월을 보냈던 추신수(31·텍사스)가 마침내 이치로를 넘어섰다.

추신수는 22일(한국시간) 텍사스와 7년간 총액 1억3000만달러(약 1379억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었다. 아시아 출신 선수의 FA 계약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전까지는 이치로가 2007년 시애틀과 맺었던 5년 9000만달러(약 947억원)가 1위였다.

추신수는 2001년 계약금 135만달러(약 14억원)를 받고 시애틀에 입단했다. 그러나 같은 해 ‘천재타자’ 이치로도 시애틀에 입성하면서 시련기를 겪었다. 항상 최고의 유망주로 손꼽혔지만, 추신수의 포지션인 우익수 자리에는 이치로가 버티고 있었다. 이치로는 2001년 메이저리그(ML) 데뷔와 동시에 아메리칸리그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를 동시에 거머쥐며 전성시대를 열었다. 마이너리그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던 추신수는 2005년 드디어 꿈에 그리던 ML 무대를 밟았지만, 결국 2006년 트레이드되면서 클리블랜드 유니폼을 입었다. 이치로의 벽을 넘어서지 못한 결과였다.

그러나 추신수에게 트레이드는 기회였다. 클리블랜드에서 출전 기회를 늘려가던 그는 마침내 2009년 팀의 주전으로 도약했다. 2009∼2010시즌 2년 연속 3할 타율-20홈런-20도루를 기록하며 ML 정상급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2011년에는 음주운전 파동과 왼손 엄지 골절로 잠시 주춤했지만, 2012년 부활에 성공한 뒤 2013년 신시내티에서 부동의 1번타자로 활약했다. 그리고 마침내 ‘대박’ 계약의 주인공이 됐다.

반면 한때 추신수에게 그늘을 드리웠던 거목 이치로의 최근 입지는 좁아졌다. 2013시즌 뉴욕 양키스에서 150경기를 뛰었지만, 타율 0.262로 하향세가 뚜렷하다. 양키스와 계약기간이 1년 더 남아있지만, 현지에선 트레이드 소문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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