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더 인터뷰] 김혁민, 감 잡은 볼 컨트롤 더 강력해진 직구 생애 첫 10승 OK!

  • Array
  • 입력 2013년 12월 23일 07시 00분


한화 김혁민의 ‘대포알 직구’는 리그에서도 수준급으로 꼽힌다. 그러나 여전히 제구력은 불안하다.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한 불운도 있었다. 김혁민은 2014시즌 10승 또는 20홀드를 목표로 세웠다. 스포츠동아DB
한화 김혁민의 ‘대포알 직구’는 리그에서도 수준급으로 꼽힌다. 그러나 여전히 제구력은 불안하다.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한 불운도 있었다. 김혁민은 2014시즌 10승 또는 20홀드를 목표로 세웠다. 스포츠동아DB
■ ‘직구의 반란’ 꿈꾸는 한화 김혁민

늘 제구가 문제…몸에 힘 빼니 요령 생겨
어설픈 완급조절 보단 공 하나하나 집중
직구는 내가 최고…이승엽 선배도 칭찬

선발일 땐 10승·불펜일 땐 20홀드 목

내년엔 꼭 3점대 방어율 진입하고 싶다


한화 김혁민(26)은 직구가 매력적인 투수다. 그의 직구는 타자를 제압할 만큼 빠르고 힘이 넘친다. 직구 하나만 놓고 보면 한국프로야구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만큼 위력적이다. 그는 내년이면 프로 8년차다. 그러나 2007년 프로에 데뷔해 아직 한 번도 10승투수가 되지 못했다. 올해 큰 기대를 모았지만 5승에 그쳤고, 후반기부터는 불펜투수로 활약했다. 공의 속도와는 다르게 느리게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잠재력이 터지는 순간 단숨에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가 될 수도 있다. 그에게는 최고의 직구가 있기 때문이다. 이용규와 정근우를 영입해 공수를 강화한 한화의 내년 시즌은 마운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만큼 김혁민의 활약이 필요하다. 내년 시즌 그의 목표는 생애 첫 10승과 방어율 3점대다.

● 벌써 7년이 지났다! 아직 컨트롤은 불안하다!

- 오랜만이다. 요즘 어떻게 지내니?


“마무리캠프 다녀와서 푹 쉬고 있습니다.”

- 곧 해가 바뀐다. 입단한지 7년이 지났구나.

“시간이 참 빠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입단한 게 엊그제 같은데.”

- 지난 7년을 돌아보면 어떤가?

“아쉬움이 많죠. 될 듯 될 듯 잘 안 되는 것들이 많아요.”

- 어떤 게 잘 안 되는 걸까?

“제구력이죠. 투수는 제구력이 생명인데, 아직 저는 왔다 갔다 하거든요.”

- 밸런스의 문제인가?

“투구폼은 많이 잡혔어요. 근데 경기를 하다보면 아쉬운 투구가 너무 많아요. 높게 가는 공도 많고, 그게 또 맞아나가거든요.”

- 제구력은 무엇인가?

“던지고 싶은 데 던지는 거죠. 높든 낮든 던지고 싶은 데 던지는 건데, 그게 쉽지 않아요.”

- 너의 직구는 최고 수준이다. 그게 컨트롤만 되면 그날은 이기는 것 아닌가?

“제가 1년에 한 번 정도는 기가 막히게 던져요. 지난해 롯데전에서 생애 첫 완투승을 했는데 그때 무4사구였거든요. 완투를 한 기쁨보다 무4사구경기를 했다는 게 더 좋았어요. 그날은 던지고 싶은 데로 공이 갔어요. 올해도 두산전에서 8이닝을 무실점한 경기가 있는데, 그때도 던지고 싶은 데로 공이 갔어요. 근데 그런 게임이 어쩌다 한 번이라는 게 문제죠.”

- 투수코치들은 뭐라고 하나?

“괜찮다고 하세요. 경기운영과 제구력이 좋아지고 있다고 하시죠.”

- 스스로 생각해보면 어떤가?

“공만 세게 던지는 투수에서 그래도 조금씩 좋아지는 것 같긴 해요. 근데 발전속도가 느려요. 마음은 급한데, 몸은 느리게 느껴가고 있어요.”

● 직구 하나로 버티고 있다!

- 김혁민의 직구는 최고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직구 하나로 지금까지 버텨온 거죠. 다른 건 별로 내세울 게 없잖아요. 제가 변화구가 좋은 것도 아니고, 경기운영을 잘 하는 투수도 아니고요.”

- 변화구와 경기운영이 좋아지면 최고가 된다는 이야기네?

“변화구는 그 때 그 때 달라요. 슬라이더와 포크볼이 어떤 날은 기가 막힌데, 어떤 날은 별로고요. 제구력처럼 좋았다 나빴다 해요. 내년에는 투심패스트볼을 좀더 많이 던져볼 생각이에요. 경기운영은 아직이고요. 위기가 되면 ‘혁민아, 침착하자. 침착하게 하자’, 그러면서 던져요.”

- 너의 직구는 힘이 엄청나다. 어떨 때는 공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아.

“이승엽(삼성) 선배에게 칭찬 들은 적 있어요. 직구 좋다고. 그런 말은 큰 힘이 되죠. 이진영(LG) 선배는 저만 보면 좀 살살 던지라고 해요. 직구만 컨트롤돼도 10승한다고 했는데, 그게 안 되네요.”

- 올해는 홈런을 참 많이 맞았다.

“25개요. 후반기에 불펜으로 옮기지 않았으면 30개도 넘게 맞았을 거예요.”

- 왜 그렇게 홈런이 많았지?

“25개 중에 제대로 던져서 맞은 건 2∼3개 정도밖에 없어요. 완급조절에서 맞은 홈런이 많았고, 제구력도 역시 문제였고요.”

- 완급조절?

“선발로 뛰다보니까 전력투구만 할 수 없잖아요. 어설프게 완급조절하다 평범한 공을 던지곤 했어요. 하지만 홈런을 맞으면서 많이 배웠어요.”

- 어떤 점인가?

“제가 공을 던질 때 거의 전력으로 던지는 편이예요. 던지기 전에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가죠. 그러다 보니까 공이 높게 가는 경우도 많고요. 완급조절 한다고 던질 때는, 몸에 힘은 덜 들어가는데 공을 던질 때도 약하게 던져요. 몸에 힘을 빼고 던질 때 힘을 쏟는 게 피칭인데, 그걸 어느 정도 몸으로 느낀 것 같아요.”

● 선발이면 10승! 불펜이면 20홀드가 목표!

- 후반기에는 불펜으로 뛰었는데 나쁘지 않았다.

“괜찮았어요. 짧은 이닝을 던지니까 집중력도 살아나고 제구력도 좋았고요.”

- 내년에도 불펜으로 뛸 가능성이 큰 편인가?

“그건 잘 모르겠어요. 감독님이 정해주는 곳에서 선발이든, 불펜이든, 마무리든 상관없이 던질 겁니다.”

- 김응룡 감독과 1년을 함께 했다. 어떤 말씀을 해주시던가?

“그게, 감독님과는 대화를 거의 안 한 것 같아요. 감독님이 선수들과 이야기를 잘 안 하시는 편이거든요.”

- 내년 목표는 무엇인가?

“선발이면 10승이고요. 불펜이면 20홀드요. 불펜으로 뛰면서 시즌 후반 느낌이 좋았어요. 볼넷이 특히 적은 편이었죠. 내년에는 어떤 위치에서 던지더라도 올해보다 잘 할 것 같아요.”

● 항상 5점대 투수! 내년에는 3.99가 목표!

- 정근우가 오고, 이용규도 오고, 팀이 강해진 느낌이다.

“저희도 느껴요. 투수들만 좀더 잘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 올해 최하위였는데 내년에는 얼마나 순위가 올라갈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은 안 해봤고요. 올해보다 분명 이기는 경기는 많아지지 않을까요?”

- 아까 3점대 방어율을 꼭 이루고 싶다고 했다.

“3.99라도 좋으니까 3점대에 진입하고 싶어요. 7년 동안 한 번도 3점대 방어율을 기록한 적이 없어요. 2012년에 4.06까지 했는데 올해 다시 5점대잖아요. 5점대 투수는 뭔가 부족해도 많이 부족하다는 거잖아요. 내년에는 진짜 3점대 방어율 한 번 해보고 싶어요.”

- 지난해 8승 하고 4점대 초반 방어율이라 올해 기대가 참 컸지. 전임 한대화 감독(현 KIA 수석코치)이 ‘보문산 폭격기’라는 별명도 지어줬잖아.

“좀더 잘 하라고 지어주신 별명이었는데, 그 폭격기가 폭탄을 엉뚱한 곳에 떨어뜨려서 죄송하죠.”

- 내년에는 그 ‘보문산 폭격기’가 좀더 명중률이 높아졌으면 좋겠다.

“꼭 그렇게 해보겠습니다.”

- 김혁민에게 야구란 무엇인가?

“제 인생의 전부죠. 초등학교 때 형 따라 야구를 시작했는데, 저 야구밖에 몰라요. 다른 건 할 줄 아는 것도 없고요. 벌써 입단하고 7년이 지났어요. 앞으로 군대도 가야 하고요. 프로야구선수로 뛸 시간이 결코 많은 게 아니라는 생각을 했어요. 좀더 잘 하고 싶고요. 공 하나를 좀더 집중해서 열심히 던져야 할 것 같아요.”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