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미래다]대림산업, 사우디서 연속타설 성공… 원가 절감·품질향상 이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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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7일 오전 4시 반(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단지에서는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사다라 석유화학단지 건설 현장에서 19시간 동안 진행된 5000m³ 분량(150채 규모 25층 1개 동 분량)의 콘크리트 연속 타설(건물 구조물 거푸집에 콘크리트를 붓는 작업)이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작업을 맡은 대림산업은 “이 작업을 위해 동원된 레미콘 차량만 1000대에 가깝다”며 “사우디에서 연속 타설을 처음 성공시킨 것”이라고 자랑했다.

레미콘 차량 한 대에서 타설할 수 있는 콘크리트 양은 6∼9m³이다. 5000m³ 분량을 타설하기 위해 대림산업은 주베일 산업단지 인근의 장비와 인력을 모두 끌어 모았다. 콘크리트가 식지 않도록 분 단위로 실시간 모니터링을 해 작업을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사우디 현지 지역신문인 아랍뉴스도 “놀랍다”며 작업 성공을 보도했다.

발주처인 사우디 국영 정유회사 아람코와 화학회사 다우케미컬은 대림산업의 제안을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사우디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공법이었고 인력과 장비, 자재 수급도 문제였다. 하지만 끈질긴 설득 끝에 발주처도 대림산업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연속타설을 통해 대림산업은 공사기간을 석달 반 이상 단축했고 20만 달러 이상의 원가를 절감했다. 콘크리트 균열을 사전에 제거하면서 품질향상도 이뤄냈다.

대림산업은 플랜트 분야에서 사우디 시장의 전통적인 강자로 평가받고 있다. 사우디는 중동 최대의 발주시장인 만큼 가장 엄격하고 까다로운 공정관리 및 공사 자격을 요구한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7억1000만 달러 규모의 사우디 합성고무 플랜트를 수주하며 사우디에서만 누적 수주액 150억 달러를 돌파했다. 국내 업체 중 최초다. 올해 1월에도 3억 달러 규모의 가스 플랜트를 수주하며 사우디 시장 수주를 이어나가고 있다. 현재 대림산업이 사우디에서 진행 중인 플랜트 공사 현장만 13곳. 공사 금액은 80억 달러에 달한다.

대림산업은 해외시장 다변화에도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사우디, 쿠웨이트 등 중동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면서 동남아시아 및 유럽과 아프리카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올해 국가별, 프로젝트별 해외 영업 전문인력 및 해외 경험인력 확보를 추진해 왔다. 이러한 노력으로 대림산업은 올해 약 6조 원의 해외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이 중 44.4%에 해당하는 2조6660억 원을 새로운 시장 또는 재진출 국가에서 수주했다.

공사 종류도 가스·오일 플랜트에서 발전소와 특수교량, 국제공항 여객청사, 타이어공장 등 토목, 건축 분야로 대폭 확대했다. 김윤 대림산업 부회장은 “대림은 설계·시공·조달(EPC) 분야에서의 확실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분을 투자하고 건설 뒤 유지 관리도 책임지는 디벨로퍼(developer)의 위치를 선점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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