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미래다]굿피플, 필리핀에 구호의 손길… 이재민 생활안정에도 힘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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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마다 줄지어 있는 시신들로 인해 악취가 진동했다. 집과 건물, 학교가 모두 무너져 갈 곳을 잃은 사람들은 거리로 나와 씻지도 먹지도 못한 채 떠돌아다니고 있었다. 무너진 집터에서 엉성한 천막을 치고 멍한 눈길로 주저앉아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충격과 상실감이 도시 전체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지난달 중순 필리핀 타클로반 지역의 거리 모습이었다.

11월 8일 필리핀 중남부 지역은 순간 최대풍속 시속 379km로 강타한 태풍 ‘하이옌’으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1만3000여 명이 사망 실종됐고 62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굿피플은 태풍 피해 발생 직후 현장에 긴급구호팀을 급파해 구호물품을 배분했고, 곧이어 2차, 3차 재난의료팀을 파견해 사랑을 나눴다. 굿피플 1차 긴급구호팀은 지난달 11월 11일 필리핀으로 향했다. 그러나 가장 피해가 심했던 타클로반에선 불안정한 치안 때문에 제대로 된 구호활동을 할 수 없었다. 긴급구호팀은 타클로반보단 덜하지만 역시 피해를 입은 세부 시 북쪽의 보고 시로 향했다. 굿피플 긴급구호팀은 담요 모기장 칫솔 치약, 빨랫비누 등 기초생필품으로 구성된 긴급구호키트와 쌀 3000kg, 통조림 6000개, 고열량 비스켓 1000개 등을 보고 시내 1000가구에 배포했다.

굿피플의 2차 의료팀은 11월 22∼24일 세부시 티나고 이재민대피소 등에서 1000여 명을 대상으로 내과, 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진료를 펼쳤다.

태풍으로 집과 건물이 무너지면서 입은 상처를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피와 고름으로 뒤엉키고 2차 감염과 곰팡이성 피부질환에 걸린 사람이 속출했다. 특히 임신부들은 갑작스런 재난에 배속의 아이가 무사한지 염려하며 초음파검사를 받았다. 다행히 태아는 모두 건강했다. 3차 의료팀은 굿피플 김이규 부회장(파랑새의원 원장)을 비롯해 의사 3명, 현지인 의사 1명, 간호사 3명, 약사 2명으로 구성됐다. 12월 5일 타클로반에 도착한 의료팀은 지역 내 학교에서 내과, 산부인과, 영상의학과, 소아과, 외과 진료를 펼쳤다.

학교 바깥의 마당에서는 구호물품 배분이 이뤄졌다. 쌀, 설탕, 라면, 통조림, 생수로 구성된 구호키트를 2000가구에게 배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2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태풍 피해가 발생한 지 한 달이 훨씬 넘었지만 이재민들은 살아갈 방도가 묘연한 상황이다. 굿피플은 응급 구호에만 그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타클로반 지역을 재건하기 위해 태풍으로 인해 무너진 집과 건물, 학교를 재건하고 기초보건의료시설을 복구할 예정이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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