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폭락… 글로벌 투자시장 지각변동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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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출구전략 단행 여파… 金, 3년 4개월만에 최저치
투자자들, 달러-주식으로 돌아서… 엔 하락 빨라져 2008년수준 근접

환율전쟁… 분주한 딜링룸



20일 서울 중구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모니터를 통해 원-달러 환율과 엔-달러 환율 추이를 지켜보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환율전쟁… 분주한 딜링룸 20일 서울 중구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모니터를 통해 원-달러 환율과 엔-달러 환율 추이를 지켜보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미국이 경제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양적완화(돈을 풀어 경기를 살리는 조치)를 5년 만에 축소하는 출구전략을 단행해 글로벌 자산 지형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불황기에 최고의 투자 품목이었던 금값은 폭락하고 달러 강세로 인한 엔화 약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수준으로 회귀하고 있다. 유가는 미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상승세다.

19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내년 2월 인도분 금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41.4달러(3.35%) 내린 온스(28.35g)당 1193.60달러를 기록했다. 한국 기준으로 한 돈(3.75g)당 157.88달러(16만7431원)다. 2010년 8월 3일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미 주식 시장 주가가 상승해 그동안 금에 돈을 묻어 온 투자자들이 자금을 빼 주식과 달러 투자로 돌아서고 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5월 출구전략을 시사한 이후 금 가격은 계속 하락해 올해 초 대비 29% 하락했다. 같은 기간 동안 금값이 이 정도로 폭락한 것은 1981년 이후 처음이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한동안 금 매도세가 이어지겠지만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수요가 살아나면 다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그 시기는 불확실하다.

금뿐 아니라 은과 구리 등 주요 금속 가격도 달러화 강세의 영향으로 떨어졌다.

미 출구전략으로 큰 영향을 받는 또 다른 자산은 일본 엔화다. 달러 강세로 엔-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엔화 가치 약세)해 리먼브러더스 파산 전 수준으로 근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엔화 가치 하락 속도가 더욱 빨라져 내년에는 달러당 115엔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자국 통화의 약세는 수출상품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져 수출 경쟁력에 큰 도움이 된다. 엔화 약세로 일본 수출 경쟁력이 높아지면 해외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품목이 많은 한국 수출 전선은 더욱 어려움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 경제가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이면서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유가 상승세도 지속되고 있다. 내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19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날보다 97센트(1%) 뛴 배럴당 98.77달러에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10월 21일 이후 두 달여 만에 최고치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금값#환율전쟁#달러화#미국#양적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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