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연예인 성매매… 톱스타 없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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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머 연예인들 대부분 관련 없어… 檢, 알선책 등 12명 불구속 기소

‘3차례 성관계 대가로 5000만 원.’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유명 여성 연예인의 성매매 횟수와 대가로 오간 돈이다. 최근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연예인 성매매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서 확인된 내용이다. 알선책과 성을 매수한 남성들도 확인됐다. 그동안 소문으로만 전해져오던 조직적 연예인 성매매가 처음으로 드러난 것이다. 심지어 대중에게 별로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일부 연예인은 중국으로 출장 나가 외국인을 상대로 성매매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수원지검 안산지청은 19일 성매매 알선책 A 씨와 유명 연예인 B 씨를 포함한 여성 9명, 성매수자 2명 등 12명을 성매매 알선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약식기소 포함)했다고 밝혔다. 알선책 A 씨는 현재 연예기획사 소속 스타일리스트로 활동 중인 30대 남성이다. 그는 개인적인 인맥을 동원해 성매매를 알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확인된 성매수 남성 2명은 개인사업가였다. 나머지 수사 대상자 8명(여성 6명, 남성 2명)은 모두 혐의가 없어 무혐의로 내사 종결됐다.

검찰에 따르면 알선책 A 씨는 2010년 2월부터 2011년 9월까지 여성 연예인들의 성매매를 알선했다. 대상은 유명 연예인 B 씨와 20, 30대 여성들로 대부분 영화 드라마 등에 출연한 경력이 있다. 이들은 고정적인 수입이 없어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성매매 유혹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톱스타’는 없었다. 특히 증권가 사설정보지(속칭 ‘찌라시’)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유포된 연예인 명단 가운데 개그우먼 조혜련, 배우 이다해, 가수 신지 씨 등 대부분은 사건과 전혀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름이 꽤 알려진 C, D 씨 등 일부는 의혹이 있어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으나 혐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B 씨의 경우 2010년 2, 3월 서울에서 3회에 걸쳐 성매매를 하고 1회에 2000만 원 등 모두 5000만 원을 받은 혐의다. 다른 여성들은 한 번에 적게는 300만 원에서 1000만 원대까지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돈은 현금과 수표, 계좌이체 등으로 오갔다. 기소된 여성 9명 가운데 B 씨를 제외한 8명은 중국 원정에 나서 외국인과 성매매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올해 5월경 마약사건을 수사하던 중 관련자로부터 성매매 관련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6개월 넘게 소환조사와 계좌추적 등을 통해 관련 사실을 확인했다. 그동안 연예인을 둘러싼 성매매 의혹은 소문으로만 전해졌다. 간간이 방송사나 기획사 관계자들의 이해관계로 인한 성 상납이나 성 접대 사건이 불거졌지만 이번처럼 알선책이 낀 조직적 성매매는 처음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검찰 수사가 6개월 넘게 장기화되고 그 과정에서 온갖 루머가 나돌면서 많은 연예인이 심각한 명예훼손 피해를 봤다. 이런 비판 여론이 제기되자 검찰이 수사를 조기에 마무리 지은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안산지청은 “조사 대상자들과 연락이 잘 안 되고 이들이 출석을 피해 늦어졌다”며 “18일 밤 마지막 피의자 조사를 끝냈기에 수사 결과를 발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으면 검찰의 ‘연예인 성매매’ 수사 발표 관련 채널A의 추가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으면 검찰의 ‘연예인 성매매’ 수사 발표 관련 채널A의 추가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한편 검찰은 성매매 루머로 피해를 본 배우 이다해 씨가 루머를 유포한 사람들을 처벌해 달라고 고소한 사건을 경찰로 내려 보내지 않고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권순범)에 배당하고 직접 수사에 착수했다. 명예훼손과 관련된 단순 고소 사건은 경찰로 내려 보내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고소인의 피해가 크고,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해 검찰이 직접 수사하는 게 낫다고 본 것이다. 검찰은 이 씨 외의 연예인이 추가로 고소장을 제출하거나 수사를 의뢰하면 모두 형사5부에 배당해 함께 수사토록 할 방침이다.

안산=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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