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박창형]새 에너지의 대안, 조력을 주목하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박창형 신재생에너지협회 상근부회장
박창형 신재생에너지협회 상근부회장
해마다 여름과 겨울을 가리지 않고 전력대란이란 말이 자주 나온다. 그런데 과연 아껴 쓰는 것만이 전력대란을 막을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일까? 우리는 세계 제10위 에너지 소비국인 동시에 97%의 에너지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에너지 고립 국가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대체에너지 개발이 절실하다. 2011년 에너지관리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독일 17.6%, 미국 10.2%, 프랑스 14.1%인데 한국은 1.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다.

우리의 경우 인구와 에너지의 소비량이 많고 국토에서 산림이 차지하는 면적이 넓다. 또 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청정에너지라지만 환경 영향을 이유로 인허가와 지역 민원에 발이 묶여있기 때문에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확보율이 낮다. 답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인 지리적 장점을 이용한 해양에너지 개발의 무한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즉, 서해안의 조석 현상 시 일어나는 해수면의 높이 차를 이용하여 전기를 생산하는 조력발전이 그 답이다. 태양광과 풍력과 달리 날씨와 상관없이 발전이 가능하며, 장기간의 전력 생산량 예측이 가능한 이유에서다.

조력발전은 하루에 2차례 발생하는 밀물과 썰물을 이용하여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 방식이다. 무(無)한대, 무탄소, 청청에너지원으로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기여하고, 지구온난화에 따른 국제기후변화협약에 적극 부응할 수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세계 최대 규모(시설용량 254MW)의 시화호조력발전소를 현재 운영하고 있다.

최근 호주 정부는 조력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한 계획을 승인하였다. 호주의 조력발전소는 서호주의 더비 지역 인근에 건설될 예정이며 최초의 대형 해양에너지 플랜트로 기록될 것이다. 또한 영국 정부는 세번 강 하류에 조력발전소를 건설하여 영국 전력 생산의 5%인 최대 8.6GW(평균 2GW)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특히 가로림조력발전소는 조력발전의 최적의 입지조건으로 큰 저수면적 대비 만 입구가 좁은 호리병 모양이어서 경제적 건설이 가능하고, 세계 최대 규모의 시화호조력발전소 설비용량 254MW보다 2배 이상 큰 520MW로 충남 가정용 전기 사용량의 약 40%를 감당할 수 있는 발전량(950GWh)을 확보할 수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 국가들의 에너지 정책과 제도는 화석연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초점을 맞춰 왔지만 이제는 백지 상태에서 에너지 자원의 합리적 배분과 효율적 사용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에너지 가격체계와 규제를 조정하고, 청정에너지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이는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에도 한발 다가서는 일임에 분명하다. 단순히 경제성과 효용성에 가치를 두기보다는 신재생에너지의 기술력 및 인력 자원을 수출 자원으로 인식하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에너지 빈국인 우리나라가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첫걸음을 내딛는 길임을 인식해야 한다.

박창형 신재생에너지협회 상근부회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