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SNS에서는]한 곡 내려받는데 10원, 싸도 너∼무 싼 디지털 음원값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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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어떻게 들으시나요. 거리에서 레코드 가게를 본 지가 언제인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레코드와 카세트테이프, 콤팩트디스크(CD)는 디지털 오디오 파일인 mp3가 등장한 이후로는 수집가들의 전유물 정도로 여겨집니다.

1995년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에서 개발한 mp3는 통신기술의 발전과 인터넷 보급, 1999년 등장한 mp3 공유 프로그램 ‘냅스터’를 통해 빠르게 퍼져 나갔습니다. mp3에 이어 애플의 콘텐츠 판매 시스템 ‘아이튠스’, 한국의 ‘멜론’과 ‘벅스뮤직’ 등 유료 음원제공 사이트가 자리를 잡았고 최근에는 모바일기기를 이용한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서비스가 대세입니다. ‘카카오톡’으로 유명한 카카오가 선보인 모바일 음악 서비스 ‘카카오뮤직’은 친구들과 함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능으로 인기몰이 중입니다.

이번 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YG엔터테인먼트가 새로 선보인 유닛(기획사나 팀의 멤버 중 일부가 새로운 팀을 꾸리는 것)이 화제입니다. 걸그룹 ‘2NE1’의 박봄과 가수 이하이의 듀엣 ‘봄&하이’가 부른 캐럴송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스 유(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는 음원의 배포 방식에서부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5일 디지털 음원 서비스인 ‘삼성뮤직’을 선보였습니다. 기존의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와 차별화가 관건이던 삼성뮤직은 20일 공개되는 ‘봄&하이’의 신곡을 17일부터 독점 선공개하는 마케팅으로 순식간에 인지도를 끌어올렸습니다. 삼성뮤직의 등장은 국내 디지털 음원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됩니다. 삼성 스마트폰은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파격적인 이용료도 눈길을 끕니다. 한 달에 5000원이면 무제한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해외에도 인기 가수의 신곡을 온라인상에서 먼저 공개하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2001년 서비스를 시작한 일본 ‘레코초쿠’가 대표적입니다. 우리와 다른 점은 가격입니다. 레코초쿠에서 신곡을 받으려면 곡당 250엔(약 2530원)을 내야 합니다. 미국 아이튠스도 곡의 길이에 따라 1∼2달러(약 1050∼2100원)의 가격을 책정해 두고 있습니다. 이에 비하면 한국은 디지털 음원 인심이 제법 후한 나라인 셈입니다. 대기업과 통신사의 주도권 다툼으로 이용료 인하 경쟁이 계속되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음원 서비스가 mp3의 범람으로 멸종 위기에 처했던 국내 음반시장을 지탱해 온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원작자들에게 과연 정당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지는 고민해 봐야 할 문제 같습니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음원 한 곡당 평균 저작권료는 다운로드 10.7원, 스트리밍 0.2원에 불과했습니다.

최근 SNS에서 또 하나의 화제는 프랑스 출신 일렉트로닉 듀오 ‘다프트펑크’의 내년 1월 그래미 음악상 수상 여부입니다. 다프트펑크의 새 앨범 ‘랜덤 액세스 메모리스(Random Access Memories·사진)’는 디지털 음원과 함께 레코드와 CD가 발매되었는데 출시 후 1주일 만에 30만 장이 넘게 팔렸습니다. 이 앨범의 테마는 ‘과거로의 회귀’. 앨범 디자인부터가 1980년대의 레코드를 연상케 합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을 계속 즐기려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이진석 산업부 기자 ge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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