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상속자들’ 강하늘 “극 중 효신과 닮아…능청스럽고 외로움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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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2월 20일 09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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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꿈 같은 시간이었어요. ‘상속자들’과 함께 한 시간이 무척 영광스러워요.“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상속자들’에서 이효신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배우 강하늘을 만났다. 이효신은 극 중 검찰총장의 아들이자 제국고등학교의 학생회장으로, 겉은 카리스마 있지만 내면은 연약한 인물이다. 강인한 듯 슬픔이 깃든 눈빛을 강하늘은 절묘하게 표현해냈다.

“효신은 가장 인간미 넘치는 인물 같아요. 드라마는 상위 2%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지만, 이들도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질투, 갈등, 슬픔을 가지고 있다는 걸 보여주죠. 그런 면을 효신이 가장 잘 보여주는 것 같아요.”

효신은 입시를 강요하는 부모의 압박으로 갈등을 겪고, 자살 시도까지 하는 등의 좌절을 맛본다. 또, 과외 선생 전현주(임주은 분)를 사랑하며 질투를 느끼고, 다시 유라헬(김지원 분)과의 풋풋한 사랑을 경험하기도 한다.

강하늘은 “이같이 다양한 면모를 지닌 효신에게 캐스팅 전부터 무척 애착이 갔다”며 “나와 닮은 부분도 많아 동질감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저도 사실 효신이처럼 힘들어도 힘든 내색을 잘 하지 않는 스타일이에요. 빙빙 돌려말하니 어느 때는 능청스러워 보이기도 하고요. 제 말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기분을 많이 생각하는 편이죠.”

●김지원과 키스신 후로 친해지게 된 사연

배려심이 남다른 그는 김지원과의 키스신 후 미안함을 느끼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극 중 효신은 사랑하는 전현주의 질투심을 유발하려고 유라헬에게 마음 없는 키스를 했다.

“그 장면을 NG도 없이 한 번에 갔어요. 그런데 키스신 후 지원이랑 느낌이 좀 그렇더라고요. 어색함이랄까. 얼굴이 좀 빨개졌어요.”

드라마 내용에서도 효신과 라헬은 거짓 키스를 한 것이지만, 키스 후 서로 쑥스러워하며 정분이 싹트기도 했다. 강하늘은 “그런 감정은 아니었다”며 “살짝 미안한 마음이었다”고 털어놨다.

“브라운관에서 키스 연기는 처음이거든요. 키스신 후 지원이와 어색해질까 봐 오히려 더 친하게 굴었어요. 그날 ‘잘 들어갔느냐’고 문자도 하고, 솔직하게 ‘그럴 것 같진 않지만, 혹시나 키스신 때문에 멀어지지 말자’고도 이야기하고요. 그 뒤로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됐고, 취향도 무척 비슷한 걸 알게 되면서 더욱 친해졌죠.”

키스신 이야기가 나온 김에 임주은과의 이마 키스신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그 장면을 찍는 날 비가 왔어요. 처마 밑에서 촬영을 하는데 빗물이 똑똑 떨어지고 있었죠. ‘키스신 찍는데 얼굴에 물방울 떨어지면 웃기겠다’고 말하고 촬영에 들어갔는데, 정말 제 얼굴로 물방울이 떨어진 거에요. 물이 입쪽으로 흘러 스태프들이 ‘침 흘렸다’, ‘침쟁이’라며 놀려댔어요. 주은 누나는 해명도 못 해주고 계속 웃기만 하고요.(웃음)”

●“톱배우들 사이에서 불안…돌이키니 한 편의 꿈”

강하늘은 즐겁게 촬영 에피소드를 풀어놓았지만, 촬영 전 그는 무척 불안했다고 이야기했다. ‘상속자들’은 방영 전부터 크게 화제를 모을 만큼 톱스타들이 대거 출연하는 작품이었던 것.

“정말 큰 불안감을 느꼈어요. 이민호, 박신혜, 크리스탈, 김우빈, 김지원, 박형식 등 정말 스타 배우들의 총 집합이잖아요. 그 사이에 ‘뚝’ 하고 제가 들어가 있는 거에요. ‘내가 있어도 되는 곳인가’란 생각과 ‘적응 못 하고 겉돌면 어쩌지’라는 고민을 많이 했죠.”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말을 이었다.

“‘어떻게 친해져야 하지’ 걱정 하는데, 민호 형부터 시작해 모든 배우가 다 제게 먼저 인사해주고 말 걸어주고, 편하게 대해주시더라고요. 정말 감사했어요. 그 덕분에 작품에 대한 애착이 더욱 생겼죠.”

강하늘은 그렇게 ‘상속자들’을 사랑하게 됐고, 최선을 다해 연기했다. 그래도 스스로 돌이켜보니 아쉬움만 남는다.

“어려운 수학 시험지를 받아 열심히 풀었는데, 답안지를 보니 답을 밀려 쓴 기분이랄까요? 작품은 정말 좋고 재미있었잖아요. 그만큼 많은 분들이 시청해주시고요. 그런데 좋지 않았다고 생각한 내 연기가 그들에게 다 보인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들어요.”

그래도 2013년 한해를 돌아보면 뿌듯한 마음이 크다.

“2013년을 맞이할 때 어떤 일들을 겪든 내가 가진 예술관, 연기관, 신념 등이 흔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한 해를 시작했어요. 돌이켜보면 어느 정도 잘 지킨 것 같아요. ‘상속자들’이 끝난 이 시점이 연기자로서 다시 한번 나를 가꿀 시기인 것 같아요. 2014년도 바람 역시 내 신념들이 흔들리지 않는 용기를 계속 지니고 나아가는 거예요.”

동아닷컴 원수연 기자 i2overyou@donga.com
사진ㅣ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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