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中어선 쌍끌이에… 동해 오징어 비상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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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수역 벗어나 무차별 불법조업… 北-中어로협약 이후 어획량 절반 뚝
어민들 “적극 단속을” 탄원서 제출

동해해경이 16일 강원 동해시 묵호항 앞바다에서 실시한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 단속 훈련 장면. 이날 훈련은 불법조업 신고 접수를 시작으로 중국 어선 추적, 등선, 나포 단계로 진행됐다. 동해해양경찰서 제공
동해해경이 16일 강원 동해시 묵호항 앞바다에서 실시한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 단속 훈련 장면. 이날 훈련은 불법조업 신고 접수를 시작으로 중국 어선 추적, 등선, 나포 단계로 진행됐다. 동해해양경찰서 제공
동해안 지역 수협과 어민들이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으로 어장이 황폐해지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중국 어선들이 동해의 대표 어종인 오징어를 싹쓸이하면서 어획량이 급감해 어민 생계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호소했다.

동해안 지역 수협조합장 18명은 최근 해양수산부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탄원서를 통해 “수산자원의 보고인 동해가 중국 어선의 무차별적 불법 조업으로 황폐화되고 있다”며 “수산자원 보호와 어업인 피해를 막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단속해 달라”고 촉구했다.

수협에 따르면 북한 수역에 입어하고 있는 1000척 이상의 중국 어선이 기상 악화를 핑계로 울릉도 등 동해 해역으로 피항하면서 수시로 불법 조업을 감행하고 있다. 북한 수역을 벗어난 중국 어선들은 우리 채낚기 어선의 집어등보다 훨씬 밝은 조명을 사용하고 쌍끌이 어선 선단으로 마구잡이 어획을 일삼고 있다는 것. 특히 북한 수역에서 오징어 치어까지 싹쓸이해 국내 어획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원도환동해본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의 강원도내 어획량은 1만2735t으로 최악의 흉어를 기록했던 지난해 8878t보다 31% 증가했다. 그러나 중국 어선이 동해 북한 수역에서 조업하기 전인 10년 전에 비하면 절반가량이 감소한 수치다.

중국과 북한의 공동어로협약이 체결된 2004년 도내 오징어 어획량은 2만2000여 t이었지만 그 다음 해부터 어획량이 줄어 2010년 1만4705t, 2011년 1만2098t의 오징어가 잡혔다. 양국의 재협정 문제로 중국 어선의 조업이 중단됐던 2009년 도내 오징어 어획량이 2만4253t으로 반등한 것을 감안하면 중국 어선의 조업이 오징어 어획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에 대해 해경과 수협이 엇갈린 견해를 보이고 있다. 동해해경은 최근 중국 어선을 목격한 어민들의 신고로 수차례 조사를 했지만 불법 조업을 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19일 밝혔다. 이에 대해 최영희 고성군수협조합장은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은 실제 진행되고 있고 피해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동해해경은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예방을 위한 단속 훈련은 지속적으로 실시할 방침이다. 동해해경은 16일에도 동해시 묵호항 동쪽 4마일 해상에서 경비함정 5척, 헬기 1대, 고속단정 2척을 동원해 불법행위에 대비한 단속 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동해해경의 국현규 경사는 “이번 훈련은 피난 선박에 의한 해난사고와 해양오염 불법행위 등을 배제할 수 없어 이에 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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