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ly 김연아]김연아VS마오… ‘징한’ 대결의 승자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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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라이벌’ 김연아-아사다 마오

“김연아가 없었다면 나는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다. 선의의 경쟁이 나에게 자극이 됐다.”(아사다 마오)

“많이 비교당하고 라이벌 의식도 있었다. 아사다 마오가 없었으면 나도 이 정도로 성장하지 못했다.”(김연아)

23년 전 한국과 일본에서 나란히 태어난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는 끝까지 경쟁할 수밖에 없는 운명일지 모른다. 김연아가 ‘징하다’고 표현할 정도로 김연아와 아사다는 10년간 서로 비교되면서 선수 생활을 이어왔다.

두 선수 모두 2004∼2005시즌부터 국제무대에 데뷔했다. 먼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아사다였다.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과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아사다는 모두 1위를 차지하며 일본의 차세대 피겨 여왕으로 떠올랐다. 아사다는 2006년 토리노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곧바로 은퇴한 아라카와 시즈카의 공백을 메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암초에 부딪혔다. 피겨 변방 국가인 한국에서 김연아가 등장한 것이었다. 김연아는 2004∼2005시즌 아사다에 밀려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다음 시즌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아사다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김연아-아사다 두 선수의 라이벌 구도가 형성됐다. 이후 2008년까지 두 선수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라이벌로 경쟁을 이어갔다.

그러나 라이벌 구도는 오래가지 않았다. 2008∼2009시즌 김연아의 독주가 시작됐다. 김연아는 2008∼2009시즌 첫 맞대결이었던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아사다에 밀려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4대륙 선수권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잇달아 우승을 차지하며 ‘피겨 여왕’의 자리에 올랐다. 반면 아사다는 주요 기술인 트리플 악셀 점프에서 회전수 부족 판정과 실수가 나오면서 김연아의 ‘여왕 등극’을 바라만 봤다. 간격을 좁히지 못한 아사다는 김연아의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 대관식을 바로 밑에서 지켜보며 다음 올림픽을 노릴 수밖에 없었다. 올림픽 다음 시즌부터 두 차례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맞붙은 두 선수의 승부는 김연아의 완승이었다. 더이상 아사다를 김연아의 라이벌로 부르지도 않았다.

김연아와 아사다 두 선수 모두 내년 소치 겨울올림픽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10년간 계속됐던 김연아와 아사다의 승부는 내년 소치에서 끝난다. 김연아는 여왕의 자리에서 화려했던 피겨 인생을 마무리하기 위해, 아사다는 만년 2인자 꼬리표를 떼기 위해 각자 최고의 연기를 준비 중이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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