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ly 김연아]“연아 언니처럼…” 그녀, 꿈나무들의 꿈이 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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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김해진이 말하는 김연아

“밴쿠버 올림픽 때 (곽)민정이랑 함께 나갔던 것처럼 소치 올림픽에도 후배들과 함께 출전해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

지난해 7월 선수 복귀 기자회견에서 김연아가 했던 말이다. 김연아는 올 3월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3장의 출전권을 따냈다. 한 장은 자신이 갖고, 나머지 2장은 후배들을 위해 준비했다.

김연아의 선물을 받게 된 행운의 주인공들은 ‘연아 키즈’의 선두 주자인 박소연(16·신목고·왼쪽 사진)과 김해진(16·과천고)이다. 박소연은 지난 달 서울 열린 회장배 전국남녀 피겨 랭킹대회에서 합계 169.48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박소연과 라이벌이자 절친한 친구 사이인 김해진은 합계 155.24점으로 뒤를 이었다. 둘은 “올림픽 출전 기회를 준 연아 언니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어릴 적 김연아의 모습을 보고 피겨스케이팅을 시작했다. 김연아의 경기는 빼놓지 않고 보러 다녔고, 김연아의 연기를 가슴속에 담고 돌아와 빙판에서 피나는 훈련을 했다.

열세 살 때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된 박소연은 지난해 1월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겨울 유스 올림픽에서 4위에 올랐고 지난해 9월 주니어 그랑프리 4차 대회에서는 은메달을 차지했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종합선수권 3연패를 차지한 김해진은 지난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5차 대회에서 우승까지 차지하며 김연아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이들에게 김연아는 어떤 존재일까. 박소연은 “연아 언니를 생각하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 밖에 안 든다. 내 롤 모델을 넘어 너무 존경하는 언니”라고 했다. 김해진도 “언니가 소치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은퇴한다고 하니 속상하기도 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언니와 선수로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소중히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을 바라보는 김연아의 시선도 따뜻하다. 김연아는 “소연이나 해진이 모두에게 올림픽은 출전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 올림픽에서 잘하면 좋겠지만 너무 잘하려 하지 말고 매 순간을 즐기며 부담없이 했으면 좋겠다. 결과보다는 즐거운 경험을 하고 왔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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