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공신 이상돈 “박 대통령 대국민 약속 껍데기만 남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9일 10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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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을 지낸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18대 대선 1주년인 19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에게 한 약속은 껍데기만 남고 속은 비었다"고 박근혜 정부 1년을 혹평했다.

대선 승리의 공신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이 명예교수는 이날 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과 인터뷰에서 "임기 첫해에 새 정부가 나아가는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렵다"며 "제일 큰 문제는 대통령이 한 해 동안 내걸었던 약속인 경제민주화, 정치쇄신 등이 지난 1년 동안 형해화(形骸化)하고 있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형해화는 '형식뿐이고 실질적인 가치나 의의가 없어진다'는 뜻으로 쓰인다.

그는 '대통령 공약의 형해화'에 대해 "껍데기는 있지만 속은 비어있다는 것을 형해화라고 한다"며 "대통령께서 1년 전 약속을 했으면 그 내실을 채워 나가야 하는데 오히려 빈 것이 됐다면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민주화는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상정을 했고, 정치쇄신 역시 상정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다들 대통령에게서 멀어진 것도 (약속의 형해화에) 기여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 명예교수는 '박근혜 정부가 지난 1년간 비전을 제시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솔직히 말씀드려서 국가정보원 개혁에 집권당과 청와대가 발목을 잡혔는지 별로 진전을 못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당선 후 약속한 국민대통합에 대한 평가도 인색했다.
그는 "이명박 정권에서 야기된 갈등인 4대강 문제, 밀양송전탑 문제, 경북 영주댐 문제 등이 그대로 이월됐지만 새 정부가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한 것 같다"며 "국민통합위원회를 설립한 것이 어떻게 보면 대통합을 위한 유일한 정책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전날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박근혜 대통령의 가장 잘못된 점이 불통이라는 비판이 가장 억울하다. 저항에 대해 굽히지 않는 게 불통이라고 한다면 불통 소리를 들어야 된다. (기꺼이) 5년 내내 불통 소리 들을 것'이라고 한 것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날렸다.

그는 "그건 대통령 홍보수석이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며 "그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청와대에 감점을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특히 대변인이나 홍보수석 같은 사람들은 대통령을 대리한 사람들 아니냐. 언론을 적대하는 정권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며 '소통의 달인' 으로 묘사한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의 예를 들며 우리가 배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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