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보인다”… 한국 봅슬레이-스켈리턴의 유쾌한 도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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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초보 등 모였지만 국제대회서 상위권 입상 두각
봅슬레이 소치 티켓 거의 확보… 스켈리턴 윤성빈도 전망 밝아

봅슬레이-스켈리턴 대표팀 귀국 2013∼2014 아메리카컵 6차 대회를 마치고 18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봅슬레이와 스켈리턴 대표팀 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전정린, 김동현, 윤성빈, 원윤종, 서영우. 윤성빈은 스켈리턴 대표이고 나머지는 봅슬레이 선수들이다. 인천=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봅슬레이-스켈리턴 대표팀 귀국 2013∼2014 아메리카컵 6차 대회를 마치고 18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봅슬레이와 스켈리턴 대표팀 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전정린, 김동현, 윤성빈, 원윤종, 서영우. 윤성빈은 스켈리턴 대표이고 나머지는 봅슬레이 선수들이다. 인천=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처음에는 대표팀에서 쫓아내려 했어요.”

봅슬레이 대표팀의 이용 코치(35)는 선수들이 대견하다는 듯 쳐다보며 한마디를 던졌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올림픽 출전 가능성이 없어 보였던 선수들이지만 이제 올림픽이라는 꿈을 거의 다 잡았기 때문이다.

봅슬레이·스켈리턴 대표팀이 18일 국제대회를 마치고 잠시 귀국했다. 봅슬레이 대표팀은 이번 시즌 아메리카컵에서 두 개의 금메달(2인승)을 따내며 소치행 티켓을 거의 손에 넣었다. 스켈리턴 대표팀도 신예 윤성빈(19)이 출전한 5개의 국제대회에서 모두 메달을 목에 걸며 올림픽 출전 전망을 높였다.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에 처음 출전했던 봅슬레이 대표팀은 그 뒤 세대 교체를 단행했다. 처음에는 저조한 성적으로 소치 올림픽 진출이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원윤종(28) 전정린(24) 김동현(26) 서영우(23)는 피나는 노력으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꿨다.

원윤종과 서영우는 대표팀에 선발되기 전까지 교사를 꿈꾸는 학생이었다. 올림픽에서 봅슬레이 대표팀의 활약을 지켜본 이들은 어릴 때부터 꿈꿔 왔던 올림픽 출전에 도전하기로 했다. 이 코치는 “처음에는 선수 출신이 아니어서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저녁 늦게까지 훈련하고 20kg이나 살을 찌우는 노력으로 한계를 극복했다”고 말했다. 전정린은 삼수 끝에 지난해 태극마크를 달았을 정도로 열정을 보였다. 올림픽 2회 연속 출전을 노리는 김동현은 청각장애를 앓고 있다. 김동현은 “얼음을 지치는 소리를 듣지 못하지만 그런 만큼 경기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켈리턴 대표팀의 막내 윤성빈은 스켈리턴을 시작한 지 1년 2개월밖에 되지 않은 초보다. 재능을 눈여겨본 체육교사의 권유로 지난해 10월 태극마크를 달았다. 지난 시즌 국제대회에서 최하위를 기록해 올림픽 진출이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특유의 노력과 근성으로 한계를 뛰어넘었다. 스켈리턴 대표팀 조인호 코치(35)는 “1월부터 3개월간 트랙을 250번 도는 강행군을 소화하며 실력이 크게 늘었다. 하루 8끼를 먹으며 체중을 12kg 늘린 것도 가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윤성빈은 “처음에는 너무 못 하니까 다른 나라 선수들이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먼저 알은척을 하면서 한국 선수들을 경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27일 남은 국제대회 출전을 위해 미국과 캐나다로 출국해 올림픽 진출권을 확정 지을 계획이다.

인천=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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