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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유니클로, 티셔츠로 빈티지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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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유니클로, 티셔츠로 빈티지를 꿈꾸다

동아일보입력 2013-12-19 03:00수정 2013-12-19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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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최고셀럽 니고 CD로 영입해 디자인 혁신
유니클로 도쿄 ‘2014 SS시즌 프리뷰’
유니클로는 12일 일본 도쿄 시부야 벨살 시부야가든 지하 이벤트홀에서 2014년 봄여름 시즌 프리뷰 행사를 열고, ‘라이프웨어’와 ‘UT’ 제품 등을 선보였다.
‘가깝고도 먼 브랜드.’

2005년 한국에 진출한 뒤 급성장을 거듭해온 제조유통일괄형(SPA) 브랜드 ‘유니클로’의 이미지다. 2013년 현재 유니클로의 전국 매장 수는 120여 개로 늘어났고, 그만큼 국내 소비자들의 인지도도 급격히 높아졌다. 하지만 정작 브랜드의 디자인 철학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는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동안 유니클로는 어디까지나 디자인보다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SPA 브랜드로 알려져 왔기 때문이다. 사실 유니클로는 1년에 두 차례씩 미국이나 일본 등지에서 글로벌 프리뷰 행사를 열고 있다. 그렇지만 ‘낮은 가격’에만 맞춰진 사람들의 관심이 쉽게 디자인으로 돌아서지 않는 경향이 컸다.

그런 유니클로가 올해 말부터 본격적인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니클로는 12일 일본 도쿄 시부야 벨살시부야가든 지하 이벤트홀에서 열린 ‘유니클로 2014 봄여름 시즌 프리뷰’ 행사에서 이런 변화를 본격적으로 선보였다. 유니클로는 이 행사에서 내년에 주력으로 선보일 티셔츠 라인인 ‘더 뉴 모델 T(티셔츠 라인 ‘UT’에서 내세운 새 슬로건)’와 기능성을 강조한 ‘라이프웨어’의 새 제품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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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처음 선보인 라이프웨어는 이번에 디자인과 기능성을 함께 개선한 제품을 선보였고, UT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처음으로 영입해 디자인 분야를 대폭 강화했다.

동아일보 ‘A style’은 국내 일간지 중 처음으로 이 행사에 참석해 유니클로의 변화상을 직접 살펴봤다.

“‘진짜 티셔츠’를 보여주겠다”

유니클로의 티셔츠 라인인 ‘UT’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니고(본명 나가오 도모아키) 씨가 내년에 선보일 티셔츠의 콘셉트를 설명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내년 유니클로의 방향성을 설명해줄 수 있는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특히 눈에 띄었던 사람은 일본 최고의 ‘셀럽’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니고(43·본명 나가오 도모아키·長尾智明)’였다. 그는 1993년 선보인 스트리트웨어 브랜드 ‘베이프(BAPE·A Bathing Ape)’를 통해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유니클로 UT의 첫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니고는 2014년 봄여름 시즌 UT 티셔츠의 기획과 디자인을 총괄했다.

유니클로는 더 뉴 모델 T 라인을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시키겠다는 목표 아래 니고와 손을 잡았다. 다키자와 나오키(瀧澤直己) 유니클로 본사 디자인 디렉터(53)는 그를 영입한 이유에 대해 “티셔츠의 역사와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는 디자이너가 있어야 유니클로 티셔츠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니고는 티셔츠의 역사를 현대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훌륭한 제작자”라고 말했다.

UT가 이날 선보인 티셔츠는 모두 90가지. 기존에 쓰였던 코카콜라, 디즈니의 캐릭터 외에도 ‘라인(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캐릭터’ 등의 도안이 추가됐다. 니고는 더 뉴 모델 T의 특징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첫 번째는 ‘원점’이다. 이는 20세기 중반 미국에서 처음으로 패션 아이템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던 당시의 티셔츠로 되돌아갔다는 것을 뜻한다. 니고는 이를 위해 티셔츠 옆구리의 봉제선을 없앤 원통형의 심리스(seamless) 디자인을 채택했다. 니고는 “몸에 딱 맞고 편안한 느낌을 줘야 한다는 티셔츠의 본질을 살린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특징은 ‘캐릭터’다. 니고는 “기존의 익숙한 캐릭터를 그대로 활용하면서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디자인 도안을 넣었다”고 말했다. 친숙한 브랜드를 이용하되 캐릭터 디자인 자체는 완전히 새로 했다는 것. 니고는 “코카콜라의 경우, 브랜드 이름은 모두 빼고 무늬만 넣어 디자인했고, 헬로키티 캐릭터도 산리오 측으로부터 아예 새로운 디자인을 받아 새로 넣었다”고 말했다.

스포츠-평상복 겸용 라이프웨어 라인도 새 바람

유니클로는 이전 제품보다 디자인을 강화한 더 뉴 모델 T의 제품들을 내년 글로벌 시장에 주력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가쓰타 유키히로(勝田幸宏) 유니클로 연구디자인담당 집행임원(49)은 “지금까지는 하라주쿠 지역에 ‘UT 전용 스토어’를 만들거나 매장에 ‘UT 전용층’을 만드는 등 마케팅 관련 차별화만을 진행했지만, 내년부터는 상품 자체에 노력을 기울이는 디자인 차별화 정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키자와 수석은 “10년 정도 지난 다음, 티셔츠 전문 빈티지 숍에 우리가 만든 제품이 놓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라이프웨어’로 새 트렌드 만들 것”

유니클로가 더 뉴 모델 T와 더불어 2014년 봄여름 시즌 주력으로 선보이는 라인은 라이프웨어다. 라이프웨어에는 골프나 테니스 같은 스포츠용으로 입을 수 있는 기능성과, 일상생활에서 평상복으로 동시에 입을 수 있는 디자인이라는 두 가지 의도가 담겼다.

다키자와 수석은 라이프웨어 라인의 콘셉트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레깅스 패션이 좋은 예다. 유니클로가 레깅스 패션 아이템을 선보인 뒤, 여성들은 추운 겨울에도 짧은 치마를 입을 수 있게 됐다. 이는 디자인 혁신과 우리 생활에 도움을 주는 기술력이 결합돼야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라이프웨어 라인은 이런 고민의 결과로 태어난 새로운 카테고리다. 유명한 모델, 그럴 듯한 브랜드 스토리보다는 기능성과 착용감을 앞세운 새로운 제품을 선보일 것이다.”

유니클로가 이날 행사에서 선보인 라이프웨어 라인 제품은 총 9가지다. 이날 선보인 제품은 리넨, 수피마 코튼(프리미엄 면 소재), 고기능 원단 등을 사용한 평상복과 이너웨어 등. 행사 진행자인 이시카와 씨는 “봄여름 시즌은 코트를 벗고 피부에 직접 닿는 옷을 입는 시기”라며 “가벼우면서도 쾌적한 소재를 주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전통 복장인 스테테코(무릎까지 내려오는 남성용 잠방이)를 평상복으로 발전시킨 ‘스테테코 앤드 릴라코(Steteco & Relaco)’의 셔츠와 반바지 등도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블랙과 레드 컬러의 체크무늬 조합, 꽃을 연상시키는 패턴 무늬를 활용한 반바지가 특히 눈에 띄었다.

다른 제품들도 다양한 디자인과 컬러로 무장했다. 유니클로는 내년 봄여름 시즌에 약 300가지 디자인의 폴로셔츠와, 64종류의 청바지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 ‘패턴의 계절’인 봄여름을 맞아 알로하셔츠 제조업체인 ‘이올라니 스포츠웨어’의 트로피컬·리조트 무늬를 사용한 셔츠와 반바지 등도 내놓는다.

▼ 층별 단순화-여성특화-카메라점 협업… 외국관광객 북적 ▼
개성 넘치는 도쿄 유니클로 매장 3곳


도쿄 시내의 유니클로 매장 세 곳은 저마다 개성있는 매력을 뽑낸다. 일본 최대 규모의 유니클로 매장인 ‘긴자 스토어’ 11층에 ’UT’ 티셔츠 제품이 진열돼 있다.
비슷한 인테리어, 약간씩만 다른 제품 구성…. 유니클로 매장은 모두 천편일률적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일본의 주요 매장을 본다면 이런 편견은 금세 사라진다. 11일 찾은 도쿄 시내의 주요 유니클로 매장 3곳은 모두 저마다의 매력을 뿜어내고 있었다.

▽일본 최고 규모 ‘긴자 스토어’=도쿄 긴자 거리 한복판에 자리 잡은 긴자 스토어는 일본 매장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 매장은 총 12층, 1만5000m² 규모다.

긴자 스토어는 유니클로 제품이 모두 모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제품을 선보이는 초대형 매장이다. 이 매장에서 판매되는 남성 여성 아동용 히트텍 제품만도 모두 250종류가 넘는다. UT 라인 티셔츠도 180종류가 넘게 진열돼 있다. 이런 매력 때문에 이 매장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특히 많이 찾아온다. 유니클로 긴자 스토어 관계자는 “손님의 40∼60%는 외국인 관광객들”이라고 말했다.

각각의 층은 한두 종류의 상품군만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여성 의류만 해도, 일반 의류(3∼5층)와 이너웨어(6층)를 전시하는 층이 나뉘어 있다. 독특한 전시 방법을 선보이는 층도 있다. UT 라인 티셔츠만을 모아 꾸민 ‘UT 스토어’(11층)가 대표적이다. 이 층에는 수백 가지 티셔츠를 유리벽 속에 걸어서 전시해 뒀는데 마치 전시장 같은 느낌을 준다.

▽여성만을 위한 매장, ‘마르셰 스토어’=도쿄 긴자 ‘프랭탕 백화점’의 6, 7층에 있는 ‘마르셰 스토어’는 여성을 위해 만들어진 매장이다. 진열된 제품의 70% 이상이 여성용 일반 의류와 이너웨어다. 이 매장은 트렌드에 민감한 여성들을 위해 다음 시즌에 선보일 제품 중 일부를 선행 판매한다. 2014년 봄여름 시즌에 선보일 신제품 중 스커트 등 일부 제품이 이미 판매되고 있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도쿄 긴자의 ‘마르셰 스토어’에 들어가면 유니클로 제품으로 단장한마네킹들이 눈앞에 나타난다.
패션 연출법 때문에 고민하는 고객을 위해 ‘패션 소믈리에’ 제도를 운영하는 것도 이 매장만의 특징이다. 일반 점원이 아닌 특채된 스타일리스트가 고객과 일대일로 상담을 하고 고객에게 어울리는 옷과 컬러를 추천해준다. 현재 이 매장에서 일하는 스타일리스트는 모두 7명. 요코사와 히토미 스타일리스트(33·여)는 “유니클로 제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타일링 방법까지를 고객에게 알려주는 것이 목표”라며 “스타일리스트끼리 모여서 패션 트렌드를 연구하는 등 자체적인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카메라와 옷을 한꺼번에, ‘빅클로(BICQLO) 스토어’=도쿄 신주쿠에 있는 ‘빅클로 스토어’는 유니클로가 일본 최대 카메라 전문점인 ‘빅 카메라’와 협업해 만든 점포다. 원래는 빅 카메라의 단독 매장이었는데, 유니클로가 2012년 들어오면서 지금의 모습이 됐다. 1∼3층 매장에서는 유니클로 제품을 팔고, 지하 1층과 지상 4∼6층 매장에서는 빅 카메라에서 취급하는 제품들을 선보인다.

눈에 띄는 것은 유니클로와 빅 카메라 제품이 함께 전시된 1층 공간이다. 이곳에 전시된 마네킹들은 유니클로의 옷을 입고, 비슷한 컬러의 디지털 카메라나 휴대전화를 든 모습이다. 점장인 가와하라 씨는 “유니클로 점포 중 전자제품을 판매하는 전문점과 협업해 매장을 꾸민 것은 이곳이 처음”이라며 “빅클로 스토어의 방문자 수는 전 세계 유니클로 매장 중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글=도쿄·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사진=도쿄·장호진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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