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이건원]정감 있는 손편지 연하장이 그립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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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인 이즈음 종종 만나거나 소식이 뜸한 벗이나 이웃들에게 안부를 묻곤 한다. 마음을 전하는 매체로 연하장이나 크리스마스카드를 구입하는 것이 보통이다. 예전에는 전화기도 드물고 인사를 하거나 소식을 전할 때는 유일하게 손편지밖에 없었다.

근간에는 대부분 연하장을 구입하게 되면, 정감 없는 정형화된 인사 문구가 인쇄되어 있거나 이름과 날짜마저 인쇄되어 있어 손 하나 대지도 않는 경우도 있다. 컴퓨터 등 놀라운 기계의 발전이 편리를 준다고는 하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 주변에서 손편지의 정겹고 따끈따끈한 온기의 정(情)을 알게 모르게 빼앗아 가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

나이가 들어 세대차인지는 몰라도 연하장이 오면 이름이라도 본인이 썼는지를 보는데 이때 이름이 인쇄되어 있을 때는 고맙고 감사하는 감동이 나도 모르게 반 이상 줄어듦을 느낀다. 아주 절친한 친구일수록 더욱 아쉬운 감이 든다.

한편으로는 인쇄된 연하장이라도 받을 수 있음에 감사를 해야 하나 하는 맘이 들 때도 있다.

앞으로 자필로 쓰인 연하장은 보는 게 불가능할 것 같아 나부터라도 연하장을 보낼 때는 분명 이름과 날짜는 내 손으로, 그것도 정성을 들여 써서 보내야 한다고 다짐한다. 손으로 직접 쓴 연하장을 받는다면 그 편지를 읽는 사람과 보낸 사람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지고 한층 더 가까워질 것이다. 그래야 잊었던 추억도 새삼 떠오르고, 관계가 봄바람같이 되며, 미소가 입가에 촉촉이 맺히지 않을까 생각하며 나부터 성찰해 본다.

이건원 강원 강릉시 보래미하길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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