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술에 배부르랴만… 밥만 먹고 헤어진 여야 중진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8일 03시 00분


코멘트

“꼬인 정국 풀 성과물 내놓을지…” 중진협 첫 회동에 회의적 시선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5선(選) 이상 중진 의원들이 여야 갈등 현안을 논의하는 ‘여야 중진협의체’(가칭)가 17일 오찬을 겸한 상견례를 했다. 여야 대치 국면에서 중진들이 물밑 접촉 창구를 열어보자는 것이다. 그러나 의미 있는 결론은 내지 못한 채 사진만 찍고 헤어져 자신들의 존재감만 부각시키려는 자리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모임에는 양당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출동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5선)를 비롯해 서청원 정몽준(이상 7선), 이인제(6선), 김무성 이재오 정의화 남경필 의원(이상 5선)과 민주당 문희상 정세균 이석현 이미경 의원(이상 5선) 박병석 국회부의장(4선)이 참석했다. 민주당에 5선 이상이 적어 박 부의장과 한명숙 의원(3선)도 초대를 받았다. 그러나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과 민주당 이해찬 한명숙 의원은 다른 일정이 있어 불참했다.

참석자들은 한목소리로 화합과 소통을 강조했다. 서청원 의원은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는데 20년 넘게 변하지 않은 동료 의원들과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양당 지도부가 참여하는 후속 모임도 갖기로 했다.

자리는 시종 화기애애했지만 현안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는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이석현 의원은 “당 공식 기구가 있는데 협의체가 결정하는 자리가 될 순 없지 않나”라고 했다.

그러나 여야 중진들이 12명이나 모여 교감만 나누는 것이 정치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중진들은 그간 ‘3선 이상 중진 모임’ 등을 운영해왔지만 별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한 재선 의원은 “중진들이 정치적 손익 계산 없이 당내 강경파부터 설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새누리당#민주당#여야 중진협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