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신임 회장 ‘위기의 KT’ 구해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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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2월 18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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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이 KT의 차기 회장으로 내정됐다. 황 후보는 내년 1월 임시주총에서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될 예정이다. 사진제공|KT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이 KT의 차기 회장으로 내정됐다. 황 후보는 내년 1월 임시주총에서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될 예정이다. 사진제공|KT
삼성전자 사장 출신…IT분야 전문가
실적 회복·새 성장동력 마련 등 과제
“어려운 시기 막중한 업무 책임감 느껴”


“어려운 시기에 막중한 업무를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KT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황창규 후보의 첫 인사말이다. KT는 지난 16일 새로운 회장 후보로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을 추천했다. 황 후보는 내년 1월 임시주총 의결을 통해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다.

황 후보의 첫 인사말에서 짐작할 수 있듯 그의 어깨는 무겁다.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 KT의 경영을 정상화 시켜야하는 막중한 부담감을 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선결해야 할 과제는 내부조직을 추스르는 일이다. KT는 전임 회장의 불명예 퇴진과 맞물려 임직원의 사기가 크게 떨어진 상태. 아직 끝나지 않은 검찰 수사도 부담이다. 황 후보는 무엇보다 먼저 조직을 안정화시키는 한편 임직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려야 한다.

이를 위해선 실적회복도 중요하다. KT는 최근 가입자 감소 등으로 실적이 경쟁사에 비해 좋지 않은 편이다. 지난 3분기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매출이 늘어난 반면, KT는 줄었다. 특히 차세대 네트워크인 LTE와 LTE-A의 도입이 늦어지면서 3위 업체인 LG유플러스의 맹추격을 받고 있다. KT가 예전의 위상을 회복하려면 ‘광대역 LTE’의 선제적 도입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도 시급하다. 국내 통신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 때문에 통신사들은 ‘탈(脫)통신’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해외 진출 방안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KT도 통신을 넘어 정보통신기술(ICT)과 타 산업을 융합하는 새 먹을거리를 마련해야 한다.

KT는 황 후보가 회사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고 경영을 본궤도에 올려놓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사장을 역임한 전문경영인 출신으로 경영공백으로 이완된 조직을 조기에 정비하고, 내부결속을 다질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또 IT분야 전문가이면서 동시에 새 시장창출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도 내놨다. 황 후보는 미국 매사추세츠주립대 전자공학 박사로 반도체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다. 아울러 지식경제부 R&D전략기획단 단장으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편이다.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온 ‘낙하산 인사’ 논란에서도 어느 정도 자유롭다는 것 또한 황 후보가 가진 이점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제조사 출신으로 서비스업인 통신시장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을 것이란 점과 노조가 없는 삼성전자 출신으로 강한 KT 노조와의 갈등을 제대로 봉합하기 힘들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황 후보가 이러한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며 위기의 KT를 구해낼 수 있을지 그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트위터@kimyke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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