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로 본 2013년 한국축구 명암] 열애·이적·대표복귀설…한국축구는 ‘지성이면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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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2월 18일 07시 00분


PSV 에인트호벤 박지성. 사진|PSV 에인트호벤 공식 페이스북
PSV 에인트호벤 박지성. 사진|PSV 에인트호벤 공식 페이스북
3. 뜨거운 2013년 보낸 박지성

김민지 아나운서와 내년 5월 결혼 예정
올여름 친정 아인트호벤 복귀 펄펄 날아
세 번의 월드컵과 4강 신화…최고의 영예
선수생활 마지막 불꽃 태운 뒤 행정가 꿈


박지성(32·PSV아인트호벤)은 수 년 동안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아이콘이었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늘 화제였다.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뛸 때는 ‘박지성이 된장찌개를 손수 끓여 먹는다’는 소식도 시쳇말로 기사가 됐다. 최근 이청용(볼턴), 손흥민(레버쿠젠) 등 후배들이 급성장하며 박지성은 축구계 이슈의 중심에서 살짝 벗어나 있었다. 하지만 박지성의 이름값은 여전했다. 박지성은 올해 세 번이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 ‘품절남’ 대열 합류

첫 번째는 단연 박지성의 열애소식이었다. 6월19일, 박지성이 김민지(28) SBS아나운서와 열애 중인 사실이 밝혀졌다. 두 사람은 2년 전 지인의 소개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성은 열애설 보도 후 바로 다음 날인 20일 기자회견을 갖고 교제를 솔직히 인정했다.

박지성은 곧 품절남이 된다. 2013∼2014시즌이 끝나는 내년 5월경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 브라질월드컵은 자유인으로

박지성의 국가대표 복귀도 큰 관심이었다. 박지성은 2011년 초 카타르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벗었다. 그러나 대표팀이 부진한 경기력을 보일 때마다 박지성 복귀론이 불거졌다. 그 때마다 본인은 “전혀 생각이 없다”고 말했지만 소용 없었다.

박지성과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함께 쓴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자 복귀론에 더욱 불이 붙었다. 홍 감독과 박지성이 사제로 브라질 무대를 밟는 장면은 상상만으로도 짜릿했다.

하지만 박지성은 명확히 선을 그었다. “만약 홍명보 감독님이 요청한다고 해도 내 대답은 똑 같다”고 잘라 말했다. 홍 감독도 후배의 판단을 존중했다. 홍 감독은 6월25일 기자회견에서 “박지성은 한국축구를 위해 큰일을 했고, 앞으로도 큰일을 할 선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의지다. 저는 박지성이 은퇴한다고 발표했을 때도 본인의 의사가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박지성이 원치 않는데 무리하게 설득해 태극마크를 달게 하는 일은 없을 거라는 확실한 메시지를 던졌다.

이렇게 대표팀 복귀론은 잠잠해졌다. 박지성은 내년 월드컵을 응원석에서 볼 계획이라고 한다. 과거 세 번의 월드컵(2002, 2006, 2010)에서 그라운드를 누볐던 그는 이제 자유인으로 월드컵을 만끽할 준비를 하고 있다.

● 친정팀 이적

동아시안 컵 한일전이 열린 7월28일 깜짝 놀랄 소식이 외신을 통해 전해졌다. 박지성의 이적이었다.

박지성은 작년 여름 맨유에서 퀸즈파크레인저스(QPR)로 옮겼다. 세계 최고의 구단에서 리그 하위권으로 분류되는 팀으로 간 것은 큰 결심이었다. 안정적으로 경기에 뛰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실패였다. 박지성 출전은 들쭉날쭉했고 팀은 2부 리그로 강등됐다. 그렇기에 올 여름 박지성의 이적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그 팀이 친정팀 PSV아인트호벤이(네덜란드)이라는 점이 놀라웠다. 아인트호벤 지휘봉을 잡고 있는 필립 코쿠 감독과 박지성의 인연도 흥밋거리였다. 아인트호벤이 2004∼200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오를 때 둘은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코쿠는 작년 5월부터 아인트호벤 지휘봉을 잡았고, 성실하고 경험이 풍부한 박지성에게 러브 콜을 보냈다.

박지성은 8월21일 ‘운명의 팀’ AC밀란(이탈리아)을 상대로 네덜란드 무대 복귀전을 치렀다. AC밀란은 박지성의 축구인생을 바꿔놓은 팀이다. 아인트호벤 소속이던 2004∼2005시즌 AC밀란과 챔스리그 4강 2차전에서 벼락같은 왼발 슛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 경기 직후 퍼거슨 전 감독의 부름을 받고 맨유로 옮겼다. 박지성은 아인트호벤 유니폼을 입고 8년 만에 AC밀란을 상대했고 펄펄 날았다. 홈 관중들은 일제히 일어나 박수와 함께 ‘박지성 송’을 불렀다. 박지성은 최근 부상으로 고생했다. 9월 말 왼 발목을 밟힌 뒤 두 달 가까이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16일(한국시간) 위트레흐트 원정에서 선발 복귀전을 치러 5-1 대승을 이끌었다. 박지성 부상 후 부진하던 팀도 분위기 반전에 시동을 걸고 있다.

● 은퇴를 눈앞에 두고

박지성은 선수생활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아인트호벤으로 임대를 가며 원 소속 팀 퀸즈파크레인저스와 1년 연장계약을 했다. 즉, 앞으로 아인트호벤에서 6개월, QPR에서 1년 더 뛰고 완전히 은퇴할 가능성이 크다. 은퇴 후 행정가의 길을 걸을 계획이다. 제대로 공부를 해서 아시아축구연맹(AFC)이나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일하겠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2013년, 박지성에게는 참 뜨거운 한 해였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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