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한강대교서 뛰어내리고 나니 다음에는 절벽에…한 번 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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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2월 18일 07시 00분


영화 ‘도가니’ 이후 2년 만에 공유가 ‘용의자’로 돌아왔다. 분위기도 겉모습도 전혀 다르다. 80% 이상의 액션 연기를 직접 소화하며 뜨거운 겨울을 맞았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영화 ‘도가니’ 이후 2년 만에 공유가 ‘용의자’로 돌아왔다. 분위기도 겉모습도 전혀 다르다. 80% 이상의 액션 연기를 직접 소화하며 뜨거운 겨울을 맞았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 영화 ‘용의자’ 주연배우 공유

액션신 80% 직접 소화…CG 오해도
“극중 지동철 같은 마음 내게도 있어”
중남미까지 팬층 ‘글로벌 스타’ 부상
연기 넘어 기획에 관심…영어 열공중

“성탄절 계획? 무대인사로 팬 만나”


흔히 액션영화를 찍고 난 배우에겐 ‘어느 장면에서 직접 (액션)연기했느냐’고 묻고 한다.

‘용의자’(감독 원신연)의 공유(34)에겐 반대의 질문이 적합할 것 같다. ‘직접 소화하지 않은 장면은 어디냐’고. “한 20% 정도”라고 그는 답했다. 영화를 꽉 채운 액션 중 나머지 80%는 온전히 그 자신의 힘으로 해냈다.

물론 ‘배우로 당연한 일’이라고 얘기하고 싶다면, 그 평가는 일단 24일 개봉하는 ‘용의자’를 본 이후로 미루는 게 좋겠다. 액션에 관한 한 공유는 그 수준을 한 단계 뛰어넘었다. 직접 해낸 몇몇 장면들은 컴퓨터그래픽이라는 오해까지 받을 정도다.

“한시름 놨다. 별 10개 중에 반타작은 되겠지.(웃음) 사실 2년 전 ‘도가니’를 끝낸 뒤엔 영화의 정서가 오래도록 남았다. 이번엔 촬영 내내 몸과 땀을 쏟아 부은 탓인지 털어낼 게 하나도 남지 않았다.”

어쩌면 개운하다는 의미이고 그만큼 힘겨운 촬영이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공유는 “산 넘어 산”이라고 ‘용의자’의 현장을 돌이켰다.

“한강대교에서 뛰어내리면 다음엔 절벽에 매달려야 했다. 이런 식의 액션이 계속되니 나중엔 당연하고 무감각해지더라. 사람이라서.”

부상은 당연했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 그래도 공유가 버틴 이유는 “난 누군가, 여긴 또 어딘가…, 그런 마음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촬영 전 “그래 한 번 죽어보자”고 했던 결심도 지치지 않게 했다.

북한의 최정예 특수요원, 권력다툼의 희생양이 된 지동철과의 만남은 공유를 자극했다. 최근 분단 상황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에서 다양한 인물들이 잇따라 탄생했지만 지동철은 공유와 만나 강한 생명력을 더했다.

“남자가 나이 들면서 자기 세계를 보호하는 본능은 더욱 짙어진다. 난 비록 결혼을 안 했고 아이도 없지만 내 아이를 위해서라면 뭔들 못할까. 지동철의 마음이 나에게도 있다.”

스스로 “일찍 결혼했으면 초등학교 학부형이 됐을 나이”라지만 13년 동안 연기에 집중해온 그는 이제 해외시장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으며 안정된 활동을 잇고 있다. ‘용의자’ 촬영을 위해 찾았던 중남미 푸에르토리코에서도 그 인기는 증명됐다.

현장에는 족히 200여 명이 넘는 현지 팬들이 몰려들었다. 공유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이들도 여럿. 그 중엔 ‘결혼해줘요 오빠’라고 한국어로 외치는 팬들도 있었다.

“현지 프로덕션 스태프가 ‘넌 한국에서 온 저스틴(비버)이냐’고 묻더라. 하하!”

이런 인기에도 공유는 활동 속도를 유지한다. 큰 욕심도 부리지 않는다. 배우들 사이에 ‘다작’이 유행이지만 공유에겐 해당되지 않는다.

“내게 오는 제안들이 모두 기회라고 생각지 않았다. 난 단순히 소모되기보다는, 무엇을 하든 그 안에서 내 것을 찾고 싶은 욕심이 있다.”

공유는 ‘용의자’ 촬영을 끝내고 영어 공부에 집중하고 있다. 개인강사 두 명에게 수업을 받을 만큼 열심인 이유는 “영어도 중요하지만 다른 언어를 안다는 건 그 나라의 문화를 알게 되는 것”이란 생각에서다.

아직은 먼 계획이지만 ‘제작자’ 혹은 ‘기획자’라는 새로운 타이틀에도 욕심을 낸다. “연출보다 기획에 더 관심이 있다”는 그는 “꼭 영화가 아니더라도 주변과 힘을 합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할 일 많은 공유의 크리스마스 계획은 무대인사. 연말연시도 상황은 비슷하다. “오히려 잘 된 일”이라고 했다. “남들이 들뜨는 시기이지만 난 별 감흥이 없다”는 그는 “무대인사가 없으면 집에서 나를 바라보는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보냈을 것”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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