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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만들어야 안전”… 글로벌 식품기업이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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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만들어야 안전”… 글로벌 식품기업이 몰려온다

동아일보입력 2013-12-18 03:00수정 2013-12-18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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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단지 ‘푸드폴리스’로 國富 쌓는다]<상>동북아 허브 꿈꾸는 한국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농림축산식품부 국가식품클러스터 지원센터 직원이 현지 식품기업 관계자에게 전북 익산시에 조성되는 ‘푸드폴리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5년 완성될 푸드폴리스에는 식품기업과 연구소, 관련 기관 등이 들어선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1. 캐나다 식품기업인 ‘선옵타’는 한국에 유기농 주스, 두유 등의 음료 공장 건립을 검토 중이다. 이 회사는 주로 캐나다와 미국에서 사업을 벌여 왔지만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식품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자 한국을 아시아시장 공략의 ‘수출 전진기지’로 만드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돼 발효되면 관세 인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계산도 작용했다.

#2. 중국의 육가공업체인 ‘칭다오조리엔그룹’은 중국뿐 아니라 유럽, 중동에 닭꼬치, 소시지 등 육가공품을 팔아 연간 1조2000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중국 내에서 7개 공장을 운영하는 이 업체는 올해 10월 한국에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 대신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표시를 붙여 중국산 식품에 대한 유럽, 중동지역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불식하기 위해서다. 이 업체는 중국에서 소비되는 물량 중 일부도 한국에서 제조해 중국에 역(逆)수출할 계획이다.

글로벌 식품기업들이 잇달아 ‘한국행’을 택하고 있다. 한국이 식품 소비대국인 중국과 가깝고, 한국산 식품은 중국산보다 안전성이 높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 때문에 해외 식품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는 여건만 잘 조성하면 한국이 ‘동북아 푸드 허브’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자동차(1조6000억 달러), 정보기술(3조5000억 달러) 세계 시장 규모보다 훨씬 큰 5조1000억 달러(약 5360조 원)의 세계 식품시장에서 한국의 차세대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다는 뜻이다.


○ ‘대륙의 식탐’을 노려라…중국기업 한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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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옵타와 칭다오조리엔그룹이 투자 의향을 밝힌 곳은 한국 정부가 전북 익산시에 조성하고 있는 식품단지 ‘푸드폴리스(food-polis)’다. 2015년에 완성될 푸드폴리스에는 식품기업과 연구소, 관련 기관 등이 입주하게 된다. 17일 현재 푸드폴리스에 투자 의향을 밝힌 기업은 모두 88곳에 이른다.

푸드폴리스에 투자 의향을 밝힌 기업들은 중국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식품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의 식품시장 규모는 2012년 8조8022억 위안(약 1500조 원)으로 전년보다 21.1% 증가했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지만 2015년에는 미국을 추월해 1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영 국가식품클러스터지원센터 투자유치팀장은 “푸드폴리스에서 비행기로 2시간 이내에 갈 수 있는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도시가 중국 베이징(北京) 등 60곳이나 된다”며 “한국이 지리적으로 중국에 가까워 한국을 중국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겠다는 외국 식품기업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국인들의 까다로운 입맛 때문에 한국을 테스트베드(test-bed)로 삼는 식품기업들도 적지 않다. 연 매출 1000억 원 정도인 프랑스기업 ‘부르고뉴 초콜릿’은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초콜릿을 생산하기로 했다. 유럽 전역의 1만여 개 레스토랑에 빵을 공급하는 이탈리아 제빵기업 ‘퍼르노드아솔로’도 장기적으로 중국에 진출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한국의 소매시장에 뛰어들었다.

중국 소비자들이 한국산 식품을 선호한다는 것도 장점이다. 농촌진흥청이 최근 중국 소비자 2800명을 대상으로 가공식품 원산지별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한국은 5점 만점에 4.21점으로 미국, 일본을 제치고 프랑스(4.22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 일본기업도 싸고 질 좋은 재료 찾아 러시

‘아베노믹스’로 유동성이 풍부해진 일본 기업들의 ‘러브콜’도 늘고 있다. 일본 항공사 JAL의 기내식을 만드는 ‘자룩스(Jalux)’는 2015년까지 푸드폴리스에 기내식 생산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특히 자룩스는 익산 주변의 파프리카 재배 농장에서 파프리카를 식재료로 공급받는 등 이 공장을 전 세계에 기내식을 수출하는 ‘가공 기지’로 키울 계획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푸드폴리스를 통해 한국 식재료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질 뿐 아니라 지역 농민들의 판로도 넓어지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천지역의 공장에서 한국산 돼지고기를 재료로 돈까스 등을 생산해온 일본의 에스푸즈(S-Foods)도 푸드폴리스에 공장을 추가로 짓기로 했다. 일본 식품기업 ‘페스티바로’는 익산 주변의 고구마 농장과 계약하고 고구마 케이크, 과자를 만드는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2020년까지 푸드폴리스 입주 기업들의 매출을 150억 달러(약 15조7000억 원)까지 늘리고, 일자리도 2만3000개 창출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임정빈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식품산업에 첨단기술로 부가가치를 더하면 얼마든지 한국의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며 “푸드폴리스를 연구개발(R&D) 기능을 갖춘 생산기지로 육성해 ‘동북아 푸드 허브’가 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 푸드폴리스 ::

정부가 식품산업의 발전을 위해 전북 익산시에 조성하고 있는 식품 클러스터. 식품 관련 기업, 연구소, 학교, 정부기관 등이 입주해 식품과 관련한 연구개발(R&D), 교육, 생산기능 등을 갖추게 된다. 네덜란드의 ‘푸드밸리’, 덴마크와 스웨덴 국경에 있는 ‘외레순’ 등이 해외의 대표적인 식품 클러스터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푸드폴리스#글로벌 식품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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