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중 경찰 헬멧에 키스한 여대생, ‘성폭력’ 혐의 기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7일 16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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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에 참가한 여대생이 대치하던 경찰의 헬멧에 입을 맞췄다. 카메라가 이 순간을 포착했다. 여대생의 헬멧 키스 사진은 '평화시위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했다. 그런데 이 여대생이 최근 '성폭력' 혐의로 기소돼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에서 벌어진 일이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16일(현지시간) 20세의 여대생 니나 드 치프레(Nina De Chiffre)가 지난달 이탈리아 북부에서 벌어진 고속철도 건설 반대시위에서 진압 경찰 살바토레 피치오네(Salvatore Piccione)의 헬멧에 키스하는 사진이 찍혀 최근 성폭력 혐의 등으로 기소된 사연을 소개했다.

시위를 촉발한 고속철 노선이 완공되면 이탈리아 밀라노와 프랑스 파리 여행시간이 기존 7시간에서 4시간으로 줄어든다고.

여대생 니나 드 치프레의 키스 사진이 이탈리아에서 큰 화제로 떠오르자 경찰이 발끈했다.
이탈리아 경찰관들을 대표하는 단체인 'COISP'가 이탈리아 북부 토리노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한 것.

COISP 대표인 프랑코 마카리(Franco Maccari)는 현지 신문 라 레푸블리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 여대생 시위자를 '성폭력(sexual violence)'과 공무원에 대한 '모욕(insulting a public official)'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경찰관이 그 여대생에게 키스를 했다면 나라가 발칵 뒤집어졌을 것이다. 아니면, 경찰인 내가 뒤에서 그녀를 톡 쳤다고 가정해보자. 그녀는 격분했을 것"이라며 "그 여대생이 근무 중인 경관에게 한 행동을 그냥 묵인해야 하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키스 자체는 긍정적인 것이지만 이번과 같은 상황, 즉 시위자와 진압경찰 사이의 그 같은 키스는 무례한 행동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 여대생은 헬멧 키스뿐만 아니라 자신의 입술에 댔던 손가락으로 해당 경찰관의 입을 만진 게 추가로 확인됐다.

여대생은 결국 성폭력, 공무원 모욕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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