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Dining 3.0]동원F&B, 1992년 편의죽 시장개척… 고급화로 선두자리 굳건히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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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粥)은 우리나라에서 곡식으로 만든 최초의 음식이다. 밥이 주식이 되면서 죽은 넣는 재료에 따라 환자식과 보양식, 별미식, 주식 대용식, 구황식으로 발달하였다. 죽이 우리나라에서 간편식품으로 대중화된 것은 동원F&B가 양반 참치죽을 처음 선보인 1992년부터다.

동원F&B가 처음 양반죽을 내놨을 때 많은 소비자들이 낯설어 했다. 하지만 양반죽은 전복죽 등 다양한 제품이 나오면서 편의점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뛰어난 맛과 편리성이 알려지면서 히트 제품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양반죽은 전복죽이 처음 나온 2001년에 5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가공죽 시장 1위에 올라선 이후 올해까지 13년 연속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양반죽은 처음부터 편의죽을 만들 목적으로 만들어진 제품은 아니다. 참치캔으로 유명한 동원F&B는 참치를 활용한 다양한 가공식품들을 개발하던 중 참치와 쌀의 조화에 착안해 참치죽을 국내 최초로 발매하면서 편의죽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동원F&B는 출시 직후 잠시 판매가 부진했지만 웰빙 식품으로 편의죽의 시장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하고 웰빙죽의 대표 격인 전복죽을 개발했다. 고급화 전략과 공격적인 영업전략으로 전복죽은 히트 상품으로 자리 잡았고, 이를 시발점으로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야채죽, 밤단팥죽 등으로 제품이 다양화되면서 양반죽은 업계 선두 자리에 오르게 된다.

양반죽은 고객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까다로운 기준으로 엄선된 신선한 재료로 정성스럽게 만들어진다. 100% 국산 찹쌀만 사용할 뿐만 아니라 전통 죽 고유의 맛을 재현하기 위해 업계에서 최초로 모든 원료를 함께 넣고 끓이는 조리법을 사용하고 있다. 맛을 내는 부재료 역시 풍부하게 사용해 전복죽의 경우 다른 간편죽 제품들에 비해 전복의 함량이 2배 수준이다. 또한 제품별로 참기름, 김 등의 소스를 별첨하고 기호에 따라 소스 양을 가감할 수 있도록 해 차별점을 두었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전통 죽 조리법(모든 원료를 함께 넣고 끊이는 조리법)을 고수할 수 있는 이유는 죽 용기를 차별화했기 때문이다. 타사 죽과 달리 동원F&B는 죽 전용 용기와 살균기를 도입해 물, 찹쌀, 부재료 등 모든 재료를 넣은 채 한번만 끓일 수 있게 만들었다. 죽 전용 용기는 한번에 끓여도 재료가 용기 단면에 잘 눌어붙지 않게 만들어졌다. 또한 흔들어 주는 살균기를 도입해 가정에서 죽을 끓일 때 국자로 죽을 저어 맛을 높이는 효과까지 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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