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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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캠페인-세미나 통해 본격 공론의 장으로 등장
美 퓨 리서치 올 6월 인식조사서, 한국 긍정답변 39%… 상승폭 최대

영화감독 김조광수 씨(48)의 동성결혼 발표로 동성애가 이슈화되자 종교계 인사, 교수, 의사 등을 중심으로 동성애 반대 캠페인이 시작되는 등 우리 사회에서도 동성애 문제가 본격적으로 공론화되고 있다.

기독교 목사, 천주교 신부, 불교 스님 등 범종교인들과 의사, 교수 등으로 이뤄진 ‘동성애문제 대책위원회’는 16일 오후 2시부터 국회 의원회관에서 ‘동성애 조장 반대’ 세미나를 열었다. 위원회에는 현재 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 등 27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세미나에 참석한 길원평 부산대 물리학과 교수는 먼저 동성애가 ‘후천적’이라고 주장했다. 길 교수는 “동성애 커플은 자녀를 낳지 못하기 때문에 다음 세대에 동성애 유전자가 전달되지 못한다”며 “동성애가 유전질환이라는 주장은 맞지 않는다. 다운증후군과 같이 한두 개의 유전적 결함에 의해서 나타나는 유전질환도 전체 인구 중에서 0.25% 이하의 빈도를 가지고 있는 반면 서구 사회에서 동성애는 무려 3%의 빈도를 나타낸다”고 밝혔다.

위원회의 김규호 사무총장은 “동성애는 어린아이들이 자라면서 성 정체성을 제대로 갖지 못할 경우, 혹은 동성애를 묘사한 포르노 영상 등을 통해 호기심이나 동경을 갖게 될 경우 생기게 되는 후천적인 것”이라며 “알코올 의존증과 같이 동성애도 중독성이 있기 때문에 깊게 빠져들면 헤어 나오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김 사무총장은 “하지만 동성애자 대부분은 스스로 태어날 때부터 동성애 성향을 갖고 태어났다는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고 주장했다. 민성길 연세대 의대 명예교수는 “동성애는 항문성교 및 구강성교를 동반하기 때문에 항문암, 에이즈 등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를 야기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동성애자 인권단체들은 동성애자에 대한 차가운 시선과 제도들이 폭력적으로 다가온다며 고충을 쏟아냈다. 한국성소수자문화인권센터 관계자는 “동성애자를 배려한 각종 법률을 도입하는 데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단체가 제시한 근거들 상당수는 왜곡된 것”이라고 밝혔다. ‘동성애가 선천적이냐, 후천적이냐’는 주제와 관련해 이 관계자는 “이는 동성애자의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논의의 핵심이 아니다”라면서 “반대 측에서는 ‘후천적인 것이기 때문에 더 조장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지만, 그렇다면 본인들도 후천적인 요인들로 인해 ‘동성애자가 돼야겠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성소수자들은 성교 시 항문 파열 및 에이즈 감염 확률이 높아진다는 주장도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본보와의 인터뷰에 응한 레즈비언 A 씨는 “동성애를 하기 때문에 성병에 걸리는 게 아니라 위험한 성교를 하기 때문에 걸리는 것”이라며 “일반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과 달리 동성애자 커플의 성교 방식은 다양하다. 극단적인 사례를 들어 항문암 등을 운운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여론조사 전문 기관인 퓨리서치센터가 올해 6월 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동성애가 사회적으로 수용될 수 있다’는 대답이 2007년 18%에서 올해 39%로 21%포인트 늘어 동성애 수용 증가율 1위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수용 증가율 2위는 같은 기간 11%포인트 늘어 60%가 긍정적인 답변을 한 미국이 차지했다.

백연상 baek@donga.com·김수연 기자
#동성애#찬반캠페인#퓨 리서치#동성애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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