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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들 하십니까’ 확산 vs ‘어찌 안녕할 수가 있습니까’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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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들 하십니까’ 확산 vs ‘어찌 안녕할 수가 있습니까’ 맞불

동아일보입력 2013-12-17 03:00수정 2013-12-17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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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로 갈린 ‘캠퍼스 대자보’
16일 서울 고려대 안암캠퍼스 내에서 한 학생이 정경대 후문 부근에 잔뜩 붙은 대자보들을 쳐다보고 있다. 왼쪽이 고려대 경영학과 4학년 주현우 씨가 처음 올린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대자보다. 그 옆에 ‘안녕하지 못합니다’ 등 관련 대자보 70여 건이 붙어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진보 또는 좌파적 시각에서 사회 현상을 바라본 내용의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대학과 일부 고교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보수 대학생 단체는 정반대 시각에서 현 시국을 진단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통해 맞불을 놓았다. 젊은층도 좌우 이념 논쟁으로 분열하는 양상이다.

○ 대자보 확산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열풍은 노동당(옛 진보신당) 당원인 주현우 씨(27·고려대 경영학과 4학년)가 10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정경대 후문에 철도 민영화 및 젊은 세대의 정치 무관심을 비판하는 2장짜리 대자보를 붙이면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16일 전북 군산여고 학내 게시판에는 밤사이 ‘고등학교 선배님들 학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필자인 1학년 채모 양은 “3·1운동도 광주학생운동도 모두 학생이 주체가 되었습니다. 우리도 일어서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민주주의를 지켜야 합니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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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광주 북구 일곡동의 한 버스정류장에도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의 글이 붙었다. 고등학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글쓴이는 ‘내년부터 의료민영화가 되면 병원은 더이상 국민의 건강 증진을 위한 것이 아닌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 돼버린다’고 주장했다.

전북도내 전북대와 군산대 전주대, 인천의 인하대에도 이날 현 시국을 비판하는 대자보 4장이 대학 후문 게시판 등에 붙었다. 서울대 중앙도서관에서는 도서관 관리직원이 관련 대자보를 뜯어내 학생들의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고려대 주 씨의 대자보에 대해 보수 성향 단체인 한국대학생포럼은 15일 밤 ‘이런 시국에 어찌 안녕할 수가 있겠습니까?’란 제목의 답글을 냈다. 포럼은 이 답글을 대자보로 작성해 전국 대학가에 붙일 계획이다. 이들은 안녕하지 못한 첫 번째 이유로 “북한의 어린 독재자가 자신의 후견인을 무참히 살해했지만 진보적 지식인들은 북한의 극단적 인권 유린에 대해 최고 존엄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을까 걱정하며 한마디의 트윗 메시지도 없었다”며 “이들이 찬양하던 인권이라는 단어가 인류의 보편적 가치가 아님을 알게 되었는데 어찌 안녕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밝혔다.

선언문을 작성한 한국대학생포럼의 대표 심응진 씨(23·고려대 정치외교학과 3학년)는 “주 씨가 쓴 대자보의 주요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결국 ‘박근혜 대통령 하야’, ‘국정원 해체’ 등 통합진보당과 한국대학생연합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며 “대자보의 성격을 낱낱이 폭로해 이 대자보에 전국의 시민들이 더이상 현혹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대자보를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 조용하던 학생층에게 사회 문제 관심 불 지펴

갑자기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바람이 일어난 이유는 뭘까. 김갑수 문화평론가는 “평서형이 아닌 의문형으로 끝나는 대자보의 제목이 학생들에게 강하게 어필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 평론가는 “컴퓨터로 글을 써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옮기는 디지털 시대에 직접 글을 써 벽에 붙이는 아날로그적 방식도 학생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심어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우영 충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주 씨의 대자보가 일종의 촉매제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주 씨의 대자보가 성공을 거두면서 ‘나도 대자보를 붙이면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로부터 응원과 관심을 받을 수 있겠다’는 심리적 요인으로 인해 전국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는 것.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으면 대자보 ‘안녕들 하십니까’ 확산 관련 논란을 채널A 리포트로 보실 수 있습니다.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는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의 내용은 과거 광우병 파동 당시의 진보 진영의 주장과 같다”며 “진보 성향을 가진 대학생이 붙이고 진보 언론이 인터넷을 통해 확대시킨 대표적인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진보 성향 학생들이 붙이는 대자보가 사회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그 내용 중 사실무근이거나 이념적으로 치우진 일방적 해석이 있는 점은 우려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를 들어 ‘국정원 댓글이 수천만 건’이라거나 정부가 철도와 의료를 민영화하기로 한 것처럼 단정하는 내용들은 좌파 언론이나 논객들이 일방적으로 퍼뜨린 것들이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안녕들하십니까#캠퍼스#대자보#대학가 대자보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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