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첫 여성 국방장관… 메르켈 후계자 부상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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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데어라이엔 내정… 메르켈 3기 출범

17일 출범하는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 정부의 국방장관에 여성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노동부 장관(55·사진)이 내정됐다. 그가 장관에 취임하면 독일 최초의 여성 국방장관이 된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여당인 기독민주당에서 메르켈 총리와 정책의 결을 달리하면서 좌익 진영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그가 차기 총리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고 15일 보도했다.

산부인과 의사 출신인 폰데어라이엔 장관은 2009년 노동부 장관에 임명된 이후 독일의 출산율을 높이는 데 주력해 왔다. 세계 최저 수준이던 독일의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아이의 아버지에게도 2개월 유급 육아휴직을 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저출산 파이터’라는 별명은 그에겐 정치적 자산이 됐다. 폰데어라이엔 장관은 7남매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당내에서 차기 총리감 후보로 꾸준히 거론돼 온 그는 메르켈 1기 정부 때 가정여성부 장관, 2기에서는 노동부 장관을 지냈다. 동성결혼과 최저임금제 문제에 대해서 긍정적인 입장을 표하면서 메르켈 총리와는 차별화된 색깔을 보여 왔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를 이을 차기 총리 후보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과제는 적지 않다. 국방장관 자리는 2011년에 없어진 징병제로 병력난을 겪고 있는 군을 추스르고, 아프가니스탄에 파병한 독일군을 감독해야 하는 정치·외교적으로 민감한 위치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방장관에 임명된 뒤 유럽군의 통합을 가속화하는 데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2011년 슈피겔과 인터뷰에서 “통합된 유럽합중국이 나의 목표”라며 유럽합중국 창설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메르켈 총리는 15일 각료 인선을 발표하며 “폰데어라이엔 장관은 늘 국제문제에 관심이 많았다”며 “매우 어려운 임무를 맡았지만 잘 해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14일 제1야당인 사회민주당(SPD·사민당)은 전체 당원 투표에서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CDU·기민당)-기독사회당(CSU·기사당) 연합과의 대연정 합의안을 통과시켰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메르켈#폰데어라이엔#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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