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겨울바다 칼바람 뚫고… “인천 亞대회 으라차차”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1회 월미알몸마라톤 참가記

15일 인천 중구 북성동 월미도에서 열린 제1회 월미알몸마라톤대회의 참가자들이 겨울 날씨를 이기며 달리고 있다. 이날 500여 명이 해안과 산길 7km를 달리며 건강을 다졌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15일 인천 중구 북성동 월미도에서 열린 제1회 월미알몸마라톤대회의 참가자들이 겨울 날씨를 이기며 달리고 있다. 이날 500여 명이 해안과 산길 7km를 달리며 건강을 다졌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15일 인천 중구 월미도 해안을 거쳐 월미산 산길 7km를 도는 구간에서 평상시 보지 못했던 풍경이 펼쳐졌다. 제1회 월미알몸마라톤대회에 출전한 500여 명의 마라톤 건각들이 윗옷을 벗은 채 차가운 겨울바람 속을 질주했다. 남자 마라토너들은 대개 맨몸에 반바지를 입고 뛰었고, 여자들은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이었다. 영하의 쌀쌀한 날씨였기에 장갑과 모자를 쓰고 반바지에 롱타이츠를 신은 마라토너도 꽤 많았다.

기자도 이날 오전 10시 남녀 마라토너들과 함께 월미도 문화의 거리에서 출발했다. 출발선으로부터 약 500m 거리의 해안 구간에서는 바닷바람이 제법 매섭게 불었다. 이어 아직 개통되지 않은 모노레일인 은하월미레일 정류장을 거쳐 월미공원 산길로 들어서니 해안보다 더 차가운 골바람이 몸을 서늘하게 했다.

7km의 마라톤코스 중 오르막과 내리막이 어우러진 월미산 둘레길을 도는 구간이 5km 정도였다. 산허리를 반 바퀴 이상 돈 뒤 월미도 해안으로 다시 돌아가도록 짜여진 것. 하얀 눈이 쌓인 산길을 달리는 ‘알몸 마라토너’들에게 등산객들이 박수를 치며 응원을 해줬다.

해발 108m에 조성된 월미공원은 6·25전쟁 이후 군부대가 주둔해 있어 50년간 민간인 통제구역이었다. 2001년 개방된 이곳엔 산림이 우거졌고, 영종도 팔미도 무의도 영흥도 등 인천 앞바다에 펼쳐진 섬들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절경으로 유명하다.

산길 오르막을 거쳐 반환점에 가까워지자 영하의 날씨임에도 구슬땀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몸도 뜨거워져 추위를 느끼지 못하는 단계로 들어갔다. 2.5km 구간을 지나치자 이미 반환점을 돌아온 선두그룹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이날 한 여성 마라토너가 선두그룹에 섞여 있었다. 그는 이날 28분 16초의 기록으로 여자 마라토너 중 1위를 차지한 오상미 씨(38)였다. 인천에 사는 오 씨는 3월 동아마라톤대회 42.195km 풀코스를 2시 58분대에 들어온 베테랑급 마라토너다. 청각장애인인 그는 고교 시절까지 수영선수로 활동했고, 20대부터 조깅을 생활화하고 있다. 오 씨는 “매일 10km를 달리면서 건강을 다지고 있다”며 “월미알몸마라톤대회는 겨울철에 열리는 데다 코스가 아기자기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맨발로 눈길을 달리는 마라토너들도 눈에 띄었다. 40분대의 기록으로 7km 구간을 뛴 이상원 씨(57)도 그중에 한 명이었다. 이 씨는 “매일 단전호흡을 하고 있으며, 맨발로 겨울 산행을 자주 즐기고 있다”고 건강비법을 알려줬다.

인천에서 2014 아시아경기대회를 앞두고 민간 및 공공기관 주최의 이색 스포츠대회가 속속 열리고 있다. 강원 평창군 대관령과 충북 제천에서 진행되는 5, 10km 구간의 알몸마라톤대회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번에 지역 언론사인 미디어인천신문 주최의 인천 대회도 첫 번째임에도 참가자가 많은 편이었다. 4월과 9월엔 미추홀철인클럽 주최의 듀오 애슬론대회와 해양경찰청장배 전국 트라이애슬론선수권대회가 송도국제도시에서 열렸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월미도#제1회 월미알몸마라톤대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