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60억 들인 백령 터미널 1년 되도록 방치…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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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옹진군 관리권 떠넘기기… 정식개장 못하고 임시 매표업무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 새로 지은 여객선터미널이 완공된 지 1년이 넘도록 방치돼 있다.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인천시와 옹진군이 터미널 관리 책임을 서로 떠넘기며 정식 개장을 미루고 있다.

16일 군에 따르면 국가 연안항으로 지정된 백령도 용기포 신항에 지난해 12월 60억 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총면적 1662m²)로 터미널을 완공했다. 지하에는 주민 대피소를, 지상에는 매표소와 특산물 매장, 약국, 매점 등을 설치하기로 했다.

그러나 터미널 1층에는 인천과 백령도를 오가는 여객선을 운항하는 JH훼리와 청해진해운 등이 들어올 때만 매표 업무를 하고 있다. 나머지 시설은 하나도 들어서지 않았다. 또 터미널에서 선착장으로 이어지는 100여 m의 부두에는 승객들의 안전을 위한 이동통로나 비가림막 등도 설치되지 않았다. 지난달 터미널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한 결과 건물 천장에서 물이 새는 등 부실이 발견되기도 했다.

시와 군은 현재 터미널 관리권을 두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시는 ‘국가 연안항의 관리권을 기초자치단체에 위임할 수 있다’는 항만법 시행령을 근거로 터미널을 군에서 관리하라고 통보했다.

반면 군은 ‘국가가 지은 터미널은 위임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시 조례(사무위임규칙)에 배치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항만시설 관리비는 정부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터미널 운영에 필요한 국비를 확보하지 못한 시가 그 책임을 미루려고 한다는 주장이다. 군 관계자는 “시가 터미널 연간 운영비 2억여 원을 주고 승객 이동통로, 안전펜스 등을 만들어야 군이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백령도#여객선터미널#관리 책임#정식 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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