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新중년시대]내몸을 알고, 개성있는 아이템 찾되, 자신감이 마침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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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장소·상황에 꼭맞는 ‘꽃중년 스타일’ 만들기

중년 남성의 무기는 자신감과 연륜이다. 남자의 인생이 꽃을 피우는 시기, ‘남성복 스타일링 공식’에 따라 젊은 감각을 되살려보자.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제공
중년 남성의 무기는 자신감과 연륜이다. 남자의 인생이 꽃을 피우는 시기, ‘남성복 스타일링 공식’에 따라 젊은 감각을 되살려보자.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제공
《 남성은 나이가 들수록 멋스러워진다는 사실은 여성들에게 무척 불공평하게 느껴지는 일이다. 그러나 남성들은 실제로 흘러가는 세월 속에서 더욱 멋스러워진다. 참으로 놀라운 자연의 섭리다. 질풍노도의 청춘이 뿜어내는 아슬아슬하고, 거칠고, 뜨거운 매력과 달리 잘 숙성된 코냑이나 위스키에서나 맡을 수 있는 기품 있는 향기랄까. 중년 남성들에게선 장중한 클래식 음악, 풍부한 테이블 등을 연상시키는 풍요로움이 느껴진다.

중년의 멋을 논할 때 필자는 모 커피 브랜드 광고 속 조지 클루니를 떠올린다. 때론 자연스러운 회색 머리칼로, 때론 7 대 3 가르마 스타일로 완벽한 테일러링 슈트를 뽐내는 이 남자에게서 여성들은 눈을 뗄 수가 없다.

‘꽃보다 할배’ 속 박근형 씨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70대에도 멋스러울 수 있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증명했다. 빨간색과 초록색 면 팬츠, 멋스럽게 입는 니트 아이템, 남다른 멋을 더해 주는 패턴 머플러, 컬러풀한 스니커즈, 에지 있는 선글라스, 그리고 때론 완벽한 턱시도 차림까지…. 배우 박근형의 스타일링 감각은 과연 어디서 온 걸까? 》

‘클래식 공식’에 주목하라

옷을 잘 입기 위해 가장 먼저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은 T(time·시간), P(place·장소), O(occasion·상황)이다. 간단히 말해 편안한 일상에는 멋스러운 캐주얼을 입을 줄 알아야 하고 화려해야 하는 파티에는 테일러링이 잘 된 슈트에 행커치프로 멋을 낼 줄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여성의 옷 입기가 트렌드와 자유로운 발상을 기초로 전개된다면 남성의 옷 입기는 클래식한 정통 룰을 기반으로 이루이진다. T.P.O.에 맞춰 어떤 옷을 입어야 하는지가 사실상 정해져 있다는 뜻이다. 현대복식의 등장 이후 여성복이 파란만장한 변화를 겪어온 반면 남성복은 정해진 룰 안에서 디테일한 변화만 경험한 까닭이다. 따라서 어느 순간 윙 팁 슈즈가 주는 클래식한 멋과 로퍼가 연출하는 캐주얼한 멋의 차이를 인식하고 매 순간 아이템을 선택해 믹스해야 한다.

스타일의 시작은 자신의 몸을 아는 것

중년 남성들이 멋쟁이가 되기 위해 가장 먼저 시도할 일은 사이즈를 한 치수 정도 낮춰서 옷을 입어 보는 일이다. 보통 여성들은 자신의 사이즈를 한 치수 낮춰 이야기하려는 성향이 강한 반면 남성들은 넉넉히 입으려고 할 때가 많다. 하지만 세련된 룩을 연출하는 데는 완벽하게 몸에 잘 맞아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헐렁하게 옷을 입는 습관에서 벗어나야 한다. 스스로 조금 어색하게 느껴지는 점만 극복한다면 훨씬 젊고 세련된, 날렵한 인상을 만들 수 있다.

패턴 그리고 컬러와 친해지자

두 번째 성공의 키는 컬러 배합에 있다. 컬러에 익숙한 여성들에 비해 남성들은 컬러에 있어서 여전히 보수적이다. 남성의 슈트는 기껏해야 블랙, 네이비, 그레이, 브라운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약간의 스트라이프와 체크 패턴이 더해질 뿐이다.

사실 비즈니스 슈트에 컬러를 가미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비즈니스 룩을 연출할 땐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의 타이를 고르는 것으로 만족하는 게 안전하다. 현대 남성복에 있어 타이는 여성의 주얼리에 해당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타이의 패턴과 컬러가 충분히 화려하다면 셔츠는 컬러가 튀거나 패턴이 튀는 것, 즉 한 가지만 강조된 디자인으로 선택해야 한다. 패션 꼴불견의 대표적 사례가 지나치게 과감한 컬러, 그리고 다양한 패턴으로 점철된 어지러운 패션임을 고려하면 무슨 뜻인지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다.

20대 젊은이의 아이템을 ‘탐’하자

청바지, 컬러 면 팬츠, 스니커즈, 하이톱, 니트 스웨터, 체크셔츠, 라이더 재킷, 더플 코트, 무스탕…. 20대 젊음을 상징하는 패션 아이템들이다. 그리고 젊게 입고 싶은 중년들이 시도해 봐야 할 패션 아이템 리스트이기도 하다. 보통 중년의 남성들은 청바지나 면바지를 기피한다. 신축성이 없고 편안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년에게 금기시된 패션 아이템은 이 세상에 없다. 젊음이 부럽다면 그들의 패션 아이템을 탐하라.

스타일의 완성은 벨트와 양말에서

패션에는 약간의 긴장감이 필요하다. 벨트, 양말 등 소품 하나까지 대충 넘어갈 수 없다. 다양한 디자인, 색상의 벨트와 양말은 패션의 완성을 위해 꼭 필요한 아이템들이다. 발목 사이로 살짝 드러난 양말과 재킷 안쪽으로 슬며시 들여다보이는 벨트 하나는 고급 시계보다 더 당당하게 당신의 매력을 높여줄 것이다.

로고를 두려워하라

중년 남성이 패션 브랜드의 로고가 지나치게 두드러지게 나타난 패션 아이템을 잘 소화하기란 쉽지 않다. 너무 과시하는 듯 느껴지기도, 지나치게 화려하게 느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되도록 로고가 부각된 상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벨트 버클에, 슈즈 발등에 그리고 가방 곳곳에 로고가 드러난 패션 아이템으로 멋을 표현하는 시대는 지났다.

쇼핑은 스스로 하라

보통 중년 남성들은 패션 쇼핑을 아내에게 맡긴다. 유명 백화점이나 패션 브랜드들이 여성들의 시각에 포커스를 둔 광고 비주얼을 만드는 것은 남성 고객이 아닌, 그들의 아내가 매장에 들를 것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남성이 와서 옷을 살 때조차 패션 코치는 늘 여성이다.

하지만 자신의 옷을 스스로 고르는 것에서부터 패션 센스가 시작된다는 점을 잊지 말자. 매력적인 패션 아이템을 사고, 값을 치르는 짜릿한 경험을 왜 아내에게 양보하는지…. 가능한 한 자주 매장에 들르고, 매장에 있는 매니저와 친해지자. 물론 그가 당신에게 진정한 패션 멘토가 될지, 그냥 매출만 높이려는 장사꾼일지는 판단이 필요하지만. 그가 패션 멘토라는 확신이 섰다면 시간이 나는 대로 매장에 들러 그의 지식과 혜안을 빌리는 것이 좋다. 이렇게 직접 고른 옷을 입으면 자신감이 솟고 자신감은 곧 ‘옷발’로 이어진다.

최고의 패션은 자신감

어떤 의상을 입고 세상에 나섰든 남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혹 주변 사람 누군가가 당신에게 “오늘 의상 너무 과한 게 아니냐”라고 무례하게 훈수를 둘 수도 있다.

그러나 패션에 있어 한 발 앞서기 위해서는 이런 주변의 잔소리와 간섭을 초월해야 한다. 이런 잔소리를 하는 사람 중 대다수는 당신보다 패션 ‘고수’가 아닌 ‘하수’일 확률이 높다. 멋진 패션 아이템을 골랐다면 마지막은 ‘내가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남자’라는 믿음을 갖는 것이다. 세상을 향해 활짝 편 어깨, 사물을 보는 날카로운 눈매, 손 끝 하나에까지 깃든 세련된 애티튜드가 당신을 최고의 ‘꽃중년’으로 빛나게 해줄 것이다.

박명선 패션스타일리스트·
서울종합예술학교 패션예술학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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