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아의 로렌스’ 명배우 피터 오툴 타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6일 10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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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타계한 배우 피터 오툴, 동아 DB
사진=타계한 배우 피터 오툴, 동아 DB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Lawrence of Arabia)'의 명배우 피터 오툴(Peter O'Toole)이 14일(현지시각) 81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오툴의 에이전트 스티브 케니스는 오툴이 오랜 투병 생활 끝에 영국 런던의 웰링턴 병원에서 숨을 거두었다고 15일 밝혔다.

오툴은 지난해 6월 연기 생활 은퇴를 선언하면서 "지금이 영화와 무대에서 은퇴할 때이다. 복귀는 없을 것"이라며 "연기를 통해 좋은 동료 배우를 포함해 멋진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1932년 8월2일 아일랜드 마권업자와 스코틀랜드의 간호사의 아들로 태어난 피터 오툴은 영국 해군에서 무선병으로 국방 의무를 마친 후 런던 왕립연극아카데미에서 장학생으로 선발되면서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1955년 '햄릿'으로 큰 성공을 거둔 피터 오툴은 1962년 데이비드 린 감독의 '아라비아의 로렌스'에서 주인공 로렌스 역을 맡으면서, 순식간에 태풍의 눈으로 급부상했다. 사막에서 보낸 1년여 고된 촬영 기간 동안 오툴은 체중 28파운드가 빠졌으며 발목이 부러지고 허리를 다치고 두개골에 금이 가기도 했다. 하지만 파란 눈에 하얀 아랍 복장을 한 금발의 매력남 로렌스는 영화 팬들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았다. 그는 '아라비아의 로렌스'로 처음으로 오스카상 후보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피터 오툴은 60년 연기 인생 동안 '베킷'(1964), 겨울의 라이온(1968), 굿바이 미스터 칩소(1969), 지배계급(1972), 스턴트 맨(1980), 아름다운 날들(1982), 비너스(2006)까지 8차례나 오스카 상 후보로 노미네이트 됐다.

오툴은 사상 최다 오스카상 수상 후보에 지명되는 기록을 세웠으나, 결정적으로 단 한 차례도 공식적인 수상을 하지는 못했다. 2003년 제7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수상했을 뿐이다. 하지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아라비아의 로렌스'와 '베킷'의 뛰어난 연기로 남우주연상을 받을 수 있었다.

사진=타계한 배우 피터 오툴, 동아 DB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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