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재능기부” 최경환 NC 코치의 모교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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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2월 13일 07시 00분


최경환 NC 코치. 스포츠동아DB
최경환 NC 코치. 스포츠동아DB
은퇴한 지 4년…성남고 후배들 위해 최선

32년 만에 부활한 ‘야구 대제전’은 이강돈(북일고 감독), 장채근(홍익대 감독) 등 왕년의 별들이 한 목소리로 “우리가 뛸 레벨이 아니다. 프로경기 같다”며 수준 높은 경기에 박수를 쳤다. 12일 동성고-성남고의 결승전을 중계한 김재현 SBS ESPN 해설위원은 “한국시리즈 같다”며 진지한 분위기를 전했다.

현역 선수들도 쉽사리 안타를 날리지 못한 팽팽한 승부. 그러나 한 명의 타자는 8강전에서 3타수 2안타 2타점, 준결승 4타수 2안타 1타점, 결승에서 다시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놀랍게도 그 주인공은 우리 나이로 마흔 둘, 현역에서 은퇴한 지 4년이 지난 최경환 NC 코치였다.

최 코치는 모교 성남고 유니폼을 입고 매 경기 안타와 타점을 올리며 타선을 이끌었다. 40대 현역 코치의 투혼을 보며 성남고 선수들은 하나로 뭉쳤고, 강팀들을 연이어 격파하고 결승까지 진출했다. 준우승에 그쳤지만 대회에서 가장 돋보인 타자 중 한명은 최 코치였다.

최 코치가 그토록 그라운드에서 열정을 다한 것에는 중요한 이유가 있었다. 12일 결승전을 치른 포항구장에서 그는 “우승하면 1000만원, 준우승은 500만원의 학교발전기금을 부상으로 받는다. 항상 모교 후배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열심히 운동에 전력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며 “당장 홀로 많은 돈을 기부하기 힘들지만 이렇게 좋은 기회가 생겼다. 선후배들이 함께 모여 후배들을 위해 뛰는 것에 큰 의미가 느껴진다. 행복한 재능기부다”며 웃었다.

“나이 많은 선배가 최선을 다해야 다른 후배들도 열심히 하지 않겠냐”며 그라운드에서 뛰고 또 뛴 최 코치는 동문들과 함께 준우승을 차지하며 오롯이 땀으로 만든 큰 선물을 모교에 전달했다.

포항|이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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