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꼭 그의 손 잡아야 했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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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공화, 카스트로와의 악수 비난… 백악관 “계획없던 일… 정책과 무관”
추모식장 ‘스마일 셀카’도 구설수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공식 추모식 행사장을 찾았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처 예상하지 못한 악재(惡材) 2개를 만나 크게 시달리고 있다.

행사장에서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악수한 이후 ‘독재자와 한편’이라는 색깔 공세에 시달리고 있으며, 같은 행사장에서 환하게 웃는 얼굴로 ‘셀카(자가 사진 촬영)’를 찍어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것.

오바마 대통령과 카스트로 의장의 악수는 10일 남아프리카 요하네스버그 FNB 경기장에서 열린 만델라 공식 추모식에서 이뤄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추모사를 위해 연단에 오르던 중 가장 앞줄에 있던 카스트로 의장과 악수를 하며 잠깐 동안 인사말을 주고받았다.

미 백악관과 국무부는 “사전에 계획된 것이 아니었다”며 쿠바 정책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지만 공화당 내 강경파들은 강력한 비난에 나섰다.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둘의 악수를 네빌 체임벌린 전 영국 총리와 아돌프 히틀러 전 독일 총리의 악수에 비유했다. 일리애나 로스레티넌 공화당 하원의원도 “카스트로와 같은 무모한 독재자의 피 묻은 손을 잡는 것은 독재자의 선전용”이라고 거들었다.

미국의 일부 보수 진영은 만델라가 과거 남아공 백인 정권과 싸우기 위해 공산당과 연대했던 점, 그가 이끌던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폭력 투쟁을 벌였다는 점 등을 들며 색깔론에 불을 붙이고 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추모식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헬레 토르닝슈미트 덴마크 총리와 함께 즐거운 표정으로 셀카를 찍는 모습이 취재진의 사진에 포착됐다.

세 사람은 추모식장에 마련된 자신들의 자리에 앉았다. 가운데에 앉은 토르닝슈미트 총리가 자신의 스마트폰을 받치고, 그 옆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손을 뻗어 돕는 모습이었다.

문제의 사진은 주요 언론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속하게 퍼졌고 고인을 추모하는 자리에서 적절한 행동이었는지에 대한 비난이 나오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장례식이 아닌 추모식이었다. 큰 문제가 될 것 없지 않느냐”고 반박하기도 했다.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
#오바마#넬슨 만델라#카스트로 악수#스마일 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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